블로그 글쓰기를 희희락락 즐길 수 있는 원인은 뭔가 곰곰히 + 진지하게 0.02초 생각을 해봤습니다. 아하! 나 혼자만의 깨달음의 즐거움도 있지만 더불어 나의 글을 읽는 이들이 피식~하고 웃어주는 - 내가 다른 이를 웃게 만들었구나하는 만족감 - 모습을 볼 수 있어서입니다. 그리고 사춘기 시절 친구녀석 - 암튼 무쟈게 희한한 놈 - 에게 영향을 받아 개발한 기술을 여러분에게 공개합니다.

이름하여 애들은 가라!! 천기누설! 사람을 글 한 마디에 웃게도 울게도 만드는 공포의 키보드 신공
'촌철살인[각주:1]'적(的) 블로그 글쓰기!!!

1. 줄이고 줄이니, 줄이고 줄여라.
역시 촌철살인의 글은 짧아야 제맛.(겁나 줄였습니다. ?응??)

2. 한 단계 앞을 생각하지 말고 두 단계, 세 단계 앞을 생각하라.
바둑을 잘 두는 분은 돌 하나에 20~30수 앞까지 내다봅니다. 촌철살인에 능한 사람들도 상대방의 말이나 글을 그대로 받아치지 않고 두 세 단계 앞을 생각합니다. 결국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 역시 한 단계 앞만 볼 것이 아니라 두 세단계 앞을 보고 쓰는 것이죠. '전 어려워서...'라는 분은 일단 해보세요. 누군 날 때부터 상대성이론 알고 태어난 것은 아니니깐요.

3. 본질에 집중하라.
아무리 긴 이야기를 주절주절 떠들어도 한 줄 요약이 가능합니다. 성경 신구약을 다 합해서 수많은 글이 있지만 한 줄 요약하면 '내가 너희를 사랑한 만큼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입니다. 화려한 글과 수식, 비유를 버무려서 최고의 글을 써도 본질이 '전 사람보다 돈이 좋아요'라는 내용이라면 그 글은 쓰레기고 글쓴이도 쓰레기이겠죠. 한 줄에 모든 것을 요약하게하는 지혜는 바로 본질을 쳐다볼 줄 아는 지혜입니다.

4. 제목 짓기라고 생각하라.
사람은 조물주가 만든 최고의 걸작이다. 하지만 그런 표현을 한 것은 바로 사람이다. -폴 가바르니
사람은 생각하는 갈대다. -브라이스 파스칼
사람이란 자기의 운명을 지배하는 자유로운 자를 가르킨다. -칼 마르크스
사람의 가치는 타인과의 관련으로써만 측정될 수 있다. -니체
위의 격언들은 글의 제목과도 같습니다. 글의 제목은 글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보여줘야 합니다. 그리고 허풍과장됨도 없어야 하고 오직 직설적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글 전체가 제목처럼 만들기는 힘들죠. 그래서 이 글처럼 몇 개의 항목으로 나누고 각 항목별로 소 제목을 만드는 겁니다. 그리고 소제목에 대한 짧고 쉬운 풀이만 있으면 되겠죠.

5. 누구나 이해하게 쓰라.
예전 구차니님이 남긴 댓글 중 'No Kangaroo in Austria'라는 글은 쉽게 이해가 되며 웃음을 유발하는 글입니다. 아무리 위트가 넘치고 정곡을 찌르는 글이라도 자기만 이해하는 전문용어나 자기만 이해하는 비유는 절대 공감을 얻어내지 못합니다. 짧게 찌르긴 잘 찔렀는데 알고보니 허공을 찌른거죠. 반드시 다른 사람이 이해하게끔 글을 써야합니다. 남에게 설명하지 못하는 지식은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말도 있죠.

6. 내가 먼저 즐거운 글을 쓰라.
상대방을 웃기기 위해서 억지로 이야기를 지어내거나 고민하지 마세요. 짧고 가볍게 던지듯이 나의 생각을 이야기하시면 됩니다. 물론 천성적으로 짧고 핵심적인 부분을 잘 집어내는 재능을 가진 사람이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반복된 행위에서 오는 지식의 습득에서 비롯된 것이죠. 먼저 남을 웃기기 전에 내가 웃으세요. 절대 부담감을 가지진 말고 즐기면서 하세요.

7. ㅋㅋ ㅎㅎ 등의 통신어보단 바른 글을 쓰라.
촌철살인의 글은 그렇잖아도 짧은 글입니다. 그것을 줄이기 위해 이모티콘이나 ㅎㅎ 등의 통신어를 쓸 필요까진 없습니다. 단지 자신의 감정을 나타내기 위함이 아니면 되도록 바른 글을 쓰는 것이 좋습니다.

8. 무례하지 않게 쓰라.
짧고 딱딱하게 끊어지는 느낌의 글, 비꼰듯한 글을 촌철살인의 글이라고 착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그저 무례한 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상대방을 존중하고 상대방을 배려하고 그리하여 상대방을 빨리 이해시키기 위해 사용되는 기술이 바로 핵심을 직설적으로 이야기하는 방법입니다. 이것이 진정한 촌철살인의 기술이죠.

많은 블로거들은 자신의 블로그 글쓰기에 많은 관심을 가집니다. '어떻게 하면 글쓰기를 잘 할 수 있나요?'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은 질문하신 분이 더 잘 알고 있을겁니다. 그저 많이 해보는 것, 많이 읽어보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고 가장 빠른 방법입니다.

말을 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생각해낼 수 있는 가장 짧은 말로써 곧장 문제의 핵심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보다 훨씬 더 좋은 방법은 침묵을 지키는 것이다. - D.A. 벤턴

사람들은 흔히 잡담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능력이 타고나야 하는 기질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생각하면 마음이야 편하겠지만 사실과는 거리가 멀다. 대화하는 능력은 습득할 수 있는 기술이다. 다른 기술을 익힐 때와 마찬가지로 적절한 정보와 본인의 의지가 있다면 능히 배울 수 있다. -키이스 페라지


덧1)
inspired by
login님과의 대화

덧2)
이런 유아적인 제목짓기에 골몰하는 재준씨를 용서따윈 하지 않으셔도...상관 않는 거 다 아시죠?
그래도 웃자고 쓴 글이니 돌은 던지지 마셔야...
  1. 촌철살인(寸鐵殺人) - 짧은 쇠붙이로도 사람을 골로 보낸다는 의미. 요즘은 한 마디의 말이나 글로 상대의 허를 찔러 웃게 만들거나 당황하게 만드는 것을 의미합니다. [본문으로]
[글이 마음에 드셨나요? Bookmark하시고 RSS로 무조건 읽으세요.]

AddThis Social Bookmark Button            AddThis Feed Button
Posted by 만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