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운영한지 3개월 이상만 되어도 '메타블로그'라는 말을 한 번쯤은 들어봅니다.
"블로그의 트래픽(방문자)을 늘리기 위해서 메타블로그에 등록을 해야하고, 유입경로의 다양화..어쩌고저쩌고..."
사실을 그대로 말하면, 메타블로그의 형태와 개념에 대한 이해등을 떠나서 현재 대한민국에서 활발히 운영 중인 메타블로그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습니다. 2007-2008년엔 제 블로그(뿐만 아니라 다른 블로그도)의 최다 유입 경로는 올블, 블코, 믹시 등의 메타블로그 사이트였습니다. 하지만 2008년말 이후 메타블로그의 유입경로는 동시다발적으로 폭락하고 말았습니다.

혹자는 다음이라는 포털에서 운영 중인 메타(기능) 다음뷰가 트래픽을 전부 흡수해서 메타는 살 길이 없다라고들 하고, 혹자는 메타블로그 자체의 수익모델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그렇다고들 합니다. 하지만 메타블로그의 몰락은 비단 한국만의 현상은 아니라 세계적인 추세라는 겁니다. digg.com이나 technorati.com 등의 거대 메타블로그의 트래픽은 예전에 비하면 많이 떨어져 있는 상황이고 그에 반해 google과 Youtube, facebook의 트래픽은 점점 늘어만 갔습니다. 그리고 meetup.com이나 linkedin같은 소셜네트워킹 서비스는 점점 더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최근 메타블로그는 침체 중일까요?

1. 한국에 검색시장이란 없다??!!
네이버가 검색 시장 트래픽의 70% 점유중이라는데...업계 2위인 다음은 고작 15~20% 점유. 결론인즉슨, 대한민국 사람 열이면 일곱이 네이버에서 검색하고 네이버에서 결론을 내리고 네이버에서 인터넷을 끈다는 것. 이 말은 달리 바꾸면 블로그에 글을 올려도 네이버 자기 자식이 우선..(이라기보단 돈벌이가 우선) 네이버 검색 결과는 돈 많이 되는 광고, 돈 적게 되는 광고, 뉴스 혹은 카페, 그 후에 블로그 검색 결과입니다. 그러니 당연히! 지리산 청정 계곡물로 안구를 깨끗이 씻어도 제대로 된 검색 결과를 보기는 힘듭니다.

2. 한국에 서비스형 블로그는 있어도 독립형 블로그는 없다??!!
많은 사람들이 파워블로그로 돈을 얼마를 벌었다는 이야기를 하지만 평민 블로그가 얼마나 좋은 정보를 만들어내는지는 아무도 몰라줍니다. 이건 사실 어쩔 수 없고,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한국의 검색 시장의 특수성(광고쟁이 네이버 독식)때문에 더 외면을 받는 상황입니다. 그러니 내가 블로그에 글을 올려도 네이버에 노출될 확율은 매우 매우 적습니다. 결국 독립형 블로그보다는 포털의 서비스형 블로그에 안주하게 되고 이는 곧 메타블로그의 질적 트래픽 저하를 만들어 냅니다.

3. 한국에 블로고스피어는 없다??!!
예전에 한국의 블로고스피어 관한 이야기를 몇 번 한적이 있었는데, 블로고스피어가 양적 질적 성장을 거듭하여 어마어마한 웹 네트웍을 만들 것이라 예상했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 인터넷 사용자는 있어도 블로거는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필요한 정보를 직접 검색하고 자신의 정보를 공유하는 것보다는 아직 우리는 파도타기를 더 즐기고 있습니다. 결국 블로거라는 계층은 다양하고 지속적인 정보 생산의 주체로 독립적인 아우라를 지닌채 자신의 영역을 만들어야 하는데, 사실 극소수의 블로거만 '독립적인' 활동을 유지하고 있을 뿐 대부분 포털에 '소속'되어 있는 형국입니다.

4. 한국에 메타블로그 자체가 없다??!!
한국에 메타블로그가 일찌기 생기고 선구적인 블로거에 의해 메타블로그는 자리를 확고히 잡아가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막상 메타블로그가 성장할 환경이 만들어지자 재앙이 시작되었습니다. 기업으로서 생존하기 위해 당연히 수익모델을 찾아야하고 결국 한국 인터넷 환경에서는 메타블로그가 아닌 마케팅사이트가 되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일례로 제가 현재 사용 중인 RSS리더형 메타블로그인 한RSS 같은 경우는 페이퍼(일종의 블로그 추천글)에 피자집 광고 글이 버젓이 올라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결국 한국뿐만이 아니라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로 하나의 서비스가 자리 잡기 위해서는 수익모델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을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하면 그저 교통량만 많은 사이트로만 그칠겁니다. 그렇다고 메타블로그 업체에서 무턱대고 기업과 제휴하여 수익모델을 만들었다간 블로거들의 반발이 만만찮을 것이고 이래저래 쉽지 않은 형국입니다.

블로그



아무 근거없이 뜬금없이 드는 생각이긴 합니다만.
메타블로그 생존에 보탬이 될지 안될지 모를 초박막지식 무근거 제안을 하자면...

1. 개인 서비스
뭐 다들 아시다시피 구글이나 페이스북이나 둘 다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똑같습니다. 개인의 정보와 취향 행동등을 예측하여 그 정보를 기업에다 비싸게 팔아먹는 것. 사실 이건 좀 으스스하기도 합니다. 나의 검색 패턴을 모조리 구글이 분석을 하고 있다고 가정하면 ㅎㄷㄷㄷ. 하지만 이것은 어떻게보면 network의 궁극적인 정점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메타블로그 역시 마찬가지 패턴으로 움직이면 어떨까요? 사용자가 구독중인 RSS를 분석하여 그 사용자에게 가장 이상적인 feed를 노출시키는 것! 어떻게 보면 엄청 쉬울 것 같습니다만...(아님 말고)
 
2. 그룹 서비스
요즘은 그룹, 혹은 서클이 대세니깐 메타블로그 역시 그런 형태로 서비스하는 것은 어떨까 생각이 듭니다. 예전 블코에서 채널이란 방식으로 서비스를 하긴 했는데 이건 사용자의 수고가 좀 많이 들어가야 되더군요. 취향이나 성향이 비슷한 그룹을 또 다른 그룹이랑 매칭시켜서 그룹 미팅;;;을 시켜주는 것도..쿨럭
물론 메타블로그가 하나의 주제를 가진, 주제형 메타블로그를 생각해보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만 그렇게 운영을 하기엔 국내의 실정에 맞지 않을 것 같습니다. 데이터를 만들 feed도 부족하고 네이년은 지들껀 공개도 하지 않을꺼고.

3. 동영상 서비스
TED는 세계의 석학들이 모여 강의를 하는 것을 동영상으로 서비스를 하는 곳입니다. 시간도 짧고 그 내용 자체가 워낙에 고급이라서 많은 이들이 TED로 모여들고 있습니다. 사실 수준이 높다고는 하지만 여기(호주) 고등학생들도 그냥 자주 들러서 강의를 듣는다고 합니다. 
얼마나 많은 블로그가 동영상을 만들어내는지, 팟캐스트를 만들어내는지를 알면 메타블로그에서 동영상 서비스를 시도해볼만도 한데 트래픽 전송 때문인지...아직 그런 곳은 보이질 않습니다. 미래에는 어떨까요?

사실 블로그 운영 초기에 메타블로그 사이트에서 많은 이웃들과 알게되고 심지어 메타블로그의 운영진들과도 교류를 하면서 쌓였던 정들이 있어서 최근 한국의 메타블로그를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많이 듭니다. 어쩌다 이런 지경이 되었을까? 이런 질문은 의미가 없습니다. 워낙에 온라인 환경은 빨리 변하고 많이 변합니다. 10년 전에 누가 딸랑 검색창만 있는 구글이 이렇게 될지 알았겠습니까? 5년 전에 누가 페이스북이 이렇게 될지 알았겠습니까?

메타블로그는 아직도 자신의 가능성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그 무한한 가능성에 무한한 기대를 무한히 보내봅니다. 이대로 주저앉을순 없자나여!!

덧1)
국내 메타블로그 운영진들 퐈이링!!!

덧2)
국내 블로거들 퐈이링!!!

덧3)
국내 블로거들은 팟캐스트 좀 많이 만들어주셈!!! 앞으로 블로그의 미래는 멀티미디어라고 누가 그럽디다. -_-a 

덧4)
어허~ 글 참~길다. 세줄 요약
1. 메타블로그는 현재 꼴아박고 있다.
2. 메타블로그는 미래 가능성이 있다.
3. 메타블로그 화이팅!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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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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