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고스피어가 그 덩치를 키워가면서 발생하는 피치못할 문제점들이 오락실의 두더지 대가리 마냥 고개를 듭니다. 매번 '당신이 옳소, 니가 똑바로 해라, ㅈㄹ 죽고잡냐?' 식의 싸움을 보고 있자면 인터넷 실명제나 블로그 윤리강령 등의 이야기에 곁눈질을 하게 됩니다. 뭐 그렇다고 찬성하고 싶진 않습니다만. 누구도 지리산 뱀사골 계곡의 맑은 물처럼 깨끗한 이상향적인 블로고스피어를 기대하지도 않습니다. 기대한다고 해서 될 일도 아니고... 하지만 최근 블로거 간의 '대화'를 보고 있자면 로마시대 검투사를 보는 것 같습니다.
블로그는 글로 대화를 합니다. 그리고 그 글의 한 문장, 한 단어로 그 상대방의 모든 것을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예전의 글쟁이들은 하나의 단어에서도 그 사람이 보인다고 했었지만 기술과 시대, 사람은 변했습니다. 이 사람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하나의 글로는 평가를 하기 힘들다는 것이죠. 결국 우리는 상대방을 비판할 때 그 비판의 대상이 되는 글이 그 사람 전부를 표현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글을 써야 합니다.
블로그를 이용하여 상대방과 바르게 논쟁하기 위한 기술입니다.
1. '존중'이라는 단어를 뇌세포에 깊게 새겨넣어라.
A. 짜장면은 참 맛있습니다.
B. 짜장면이 짬뽕보다 맛있습니다.
이 두개의 문장은 별 다를 것 없어보이지만 사실은 엄연히 다릅니다. A 문장은 그저 짜장면은 맛있다는 절대평가형 문장이지만 B 문장은 짬뽕과 비교하므로 결과를 만들어낸 상대평가형 문장입니다. 이것은 평가를 위해 '비교'라는 방법을 선택하여 짬뽕을 격하시켰습니다. 듣는 짬뽕 기분나쁘죠. 왜 짬뽕을 존중하지 않습니까?
먼저 상대방의 글을 존중하는 마음이 없다면 논쟁 자체를 시작하지 마십시오.
2. 취향, 기호는 비판이나 논쟁의 대상이 아니다.
파란 색을 좋아하는 사람 한 명과 빨간 색을 좋아하는 사람 다섯 명이 있습니다. '넌 왜 파란 색 따위를 좋아하냐?'라는 비판은 왜 달나라에는 떡방이 찧는 토끼쉑히가 없냐?라는 질문과 같은 수준입니다. 난 '소녀시대'가 좋아라는 친구에게 '에라이 수준 떨어지는 놈아'라고 이야기했다간 여러 사람에게 욕 얻어먹습니다.(먼산)
3. 하나의 문장에 매달려 논쟁의 본질을 잊어버리지 마라.
'난 이명박 대통령이 좋은데 이런 정책이 좋고 저런 정책이 좋으며 그 깡마른 생김새가 좋다'라는 글에 '당신이 좋아하는 이런저런 점은 이러저러한 점에서 좋지 않은 정책이다.라는 비판은 정당하고 논리적입니다. 하지만 '깡마른 생김새가 좋다니... 넌 쥐새끼를 좋아하니 정상이 아니다.'식의 하나의 문장에 매달려 전체적인 부분을 놓치진 말아야 합니다.
4. 비판할 것은 그 사람이 아니라 논리이다.
항상 논란이 되는 문제 중의 하나는 비판할 대상이 상대방의 논리나 글이 아니라 상대방이 되어버릴 때입니다. '난 당신의 이러이러한 점을 이해를 못하겠다. 설득시키든지 아니면 나의 논리에 설득 당해라(이건 속마음)'라는 식의 비판이 바른 형태의 비판이라고 봅니다. '겨우 이러이러한 생각을 하고 사냐? 넌 쓰레기야. 너를 낳고 미역국을 드셨을 어머님이 불쌍타' 등의 가족까지 끌어들여 비판하는 것은 자기 얼굴에 가래 뱉기입니다.
5. 제3자의 개입은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람들이 논쟁을 벌이다보면 편이 갈라집니다. 그리고 그 중에 목소리를 내기 좋아하는 사람은 꼭 나서게 되죠. 문제는 이 사람들은 자신의 목소리가 효과를 발휘하는 것만을 보고 싶어 합니다. 가벼운 접촉사고가 났다고 가정합시다.
A- 당신은 이러이러해서 당신이 잘못했습니다.
B- 내 생각은 다릅니다. 그러니 우리 보험회사 직원을 부릅시다.
C- 어허~ 더 볼 것도 없고 A가 잘못했네!!!!
B- 아저씨 우리 둘이 해결하겠습니다.
C- 아니 이 양반이 누구에게 이래라 저래라 그래!!!
C라는 인물은 그저 자신의 목소리의 영향력만 보고 싶어하지 그 논쟁의 본질이나 옳고 그름은 관심없습니다. 물론 제대로 된 참견쟁이도 있지만 그런 이들은 극히 드물죠. 둘 사이의 논리가 약하다면 약한대로 둘이서 해결하는 것이 가장 옳습니다.
6. 항상 열어두어라. 항상 투명하라.
당신같은 사람과는 말이 안통하니 IP차단 신공을 맛보셈! 이것은 블로거들 간의 대화에 절대 도움이 안됩니다. 꼴보기 싫다고 '넌 꺼져'라는 자세는 '남을 무시하고 깽판치는' 개인의 브랜드만 만들어 줄 뿐입니다. 단지 보기 싫다고 '니 놈만은 접근 금지' 라인을 둘러버리는 행위는 결코 논쟁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7. 논리적인 오류에 빠지지 않게 주의하라.
나쁜 표본만 뽑아 오도하는 '표본 오차의 논리오류' 원칙만을 강조한 '원칙 혼동의 오류' '순환논증의 오류' '의도 확대의 오류'등등 우리가 쉽게 빠질 수 있는 논리적 오류는 수없이 많이 있습니다.
'블로그는 개인의 글을 싣는다'
'개인의 글은 비상업적인 요소가 강하다'
'블로그는 비상업적이어야 한다.'
뭐 이런 식의 논리적 오류는 거의 매일같이 접하게 됩니다. 저 역시 논리라고는 자유롭게 휠휠 날려보낸지 오래라서...
8. 논쟁의 기본 목적은 생각의 교류지 승리가 아니다.
말이 통하지 않는 상대방의 특징은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듣지 않는다' '승리만이 나의 목표'라는 것을 느낍니다. 그저 검투사처럼 '죽어라 죽어라 니가 죽어야 내가 살고 영광을 독식하리' 식의 공격을 퍼붓는 사람을 보면 쓸쓸하죠.'밥은 먹고 다니냐?'라고 반문하고 싶은 생각도 들고... 논쟁은 먼저 타인의 생각을 알고 이해하고 나서 나의 생각을 보다 나은 생각으로 진화시키는 것이 목적입니다. 한놈 패서 이겼다고 내 인생이 큰 영화를 누리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이 말이죠.
9. 다름과 틀림은 구별되어야 한다.
다시 1번과 같은 내용입니다. 당신의 생각과 상대방의 생각이 다를 수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이 옳고 상대방의 생각이 틀린 것은 아니라는 것이죠. 이 둘은 엄연히 구별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상대방의 다른 생각을 '존중'해주는 것이 논쟁의 마지막 자세입니다.
어릴 적 우리는 친구들과 싸우다가 코피가 나면 싸움을 그쳤습니다. 서로 물러서지않고 치고박고 싸우다 이긴 녀석은 '나! 오늘! 승리했도다!'라고 의기양양했고 싸움에 진 녀석도 '두고보자'라며 미래의 승리를 위해 자신을 갈고 닦았습니다.(먼산) 그러나 최근의 블로거들의 싸움을 보면 뒷통수 한 대 때리고는 '메롱~'이라며 약 올리다가 자신의 집으로 도망가서 문을 잠그는 모습이거나 질 만하면 패거리를 몰고와 '너, 한 번 죽어봐라' 식의 몰매질이 대부분입니다. 애들보다 못한 치졸한 싸움입니다. 근성도 없고 당당함도 없습니다. 져도 졌다고 인정하지 못하는 쪼잔하기 그지없는 싸움질입니다.
블로거들이 서로 고민하며 치열하게 논쟁한 것은 당연히 환영받아야 됩니다. 또 그렇게 탄생한 전체의 의견이 우리 사회를 바른 방향으로 이끌기를 희망합니다. 하지만 남들이 보기에 그저 투견장에 불과한 블로고스피어가 될 지, 진지한 토론 마당으로써의 블로고스피어가 될지는 우리 자신에게 달려있다고 봅니다.
덧1)
inspired by
인터넷 논쟁, 개념인에게 필요한 것은 복근이다. - capcold님
소고기 사태로 배워보는 논리 오류의 종류 - mauro님
표현이 다소 거칠지라도, 비판의 본질을 호도하지 마라 - Laputian님
블로그는 글로 대화를 합니다. 그리고 그 글의 한 문장, 한 단어로 그 상대방의 모든 것을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예전의 글쟁이들은 하나의 단어에서도 그 사람이 보인다고 했었지만 기술과 시대, 사람은 변했습니다. 이 사람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하나의 글로는 평가를 하기 힘들다는 것이죠. 결국 우리는 상대방을 비판할 때 그 비판의 대상이 되는 글이 그 사람 전부를 표현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글을 써야 합니다.
블로그를 이용하여 상대방과 바르게 논쟁하기 위한 기술입니다.
1. '존중'이라는 단어를 뇌세포에 깊게 새겨넣어라.
A. 짜장면은 참 맛있습니다.
B. 짜장면이 짬뽕보다 맛있습니다.
이 두개의 문장은 별 다를 것 없어보이지만 사실은 엄연히 다릅니다. A 문장은 그저 짜장면은 맛있다는 절대평가형 문장이지만 B 문장은 짬뽕과 비교하므로 결과를 만들어낸 상대평가형 문장입니다. 이것은 평가를 위해 '비교'라는 방법을 선택하여 짬뽕을 격하시켰습니다. 듣는 짬뽕 기분나쁘죠. 왜 짬뽕을 존중하지 않습니까?
먼저 상대방의 글을 존중하는 마음이 없다면 논쟁 자체를 시작하지 마십시오.
2. 취향, 기호는 비판이나 논쟁의 대상이 아니다.
파란 색을 좋아하는 사람 한 명과 빨간 색을 좋아하는 사람 다섯 명이 있습니다. '넌 왜 파란 색 따위를 좋아하냐?'라는 비판은 왜 달나라에는 떡방이 찧는 토끼쉑히가 없냐?라는 질문과 같은 수준입니다. 난 '소녀시대'가 좋아라는 친구에게 '에라이 수준 떨어지는 놈아'라고 이야기했다간 여러 사람에게 욕 얻어먹습니다.(먼산)
3. 하나의 문장에 매달려 논쟁의 본질을 잊어버리지 마라.
'난 이명박 대통령이 좋은데 이런 정책이 좋고 저런 정책이 좋으며 그 깡마른 생김새가 좋다'라는 글에 '당신이 좋아하는 이런저런 점은 이러저러한 점에서 좋지 않은 정책이다.라는 비판은 정당하고 논리적입니다. 하지만 '깡마른 생김새가 좋다니... 넌 쥐새끼를 좋아하니 정상이 아니다.'식의 하나의 문장에 매달려 전체적인 부분을 놓치진 말아야 합니다.
4. 비판할 것은 그 사람이 아니라 논리이다.
항상 논란이 되는 문제 중의 하나는 비판할 대상이 상대방의 논리나 글이 아니라 상대방이 되어버릴 때입니다. '난 당신의 이러이러한 점을 이해를 못하겠다. 설득시키든지 아니면 나의 논리에 설득 당해라(이건 속마음)'라는 식의 비판이 바른 형태의 비판이라고 봅니다. '겨우 이러이러한 생각을 하고 사냐? 넌 쓰레기야. 너를 낳고 미역국을 드셨을 어머님이 불쌍타' 등의 가족까지 끌어들여 비판하는 것은 자기 얼굴에 가래 뱉기입니다.
5. 제3자의 개입은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람들이 논쟁을 벌이다보면 편이 갈라집니다. 그리고 그 중에 목소리를 내기 좋아하는 사람은 꼭 나서게 되죠. 문제는 이 사람들은 자신의 목소리가 효과를 발휘하는 것만을 보고 싶어 합니다. 가벼운 접촉사고가 났다고 가정합시다.
A- 당신은 이러이러해서 당신이 잘못했습니다.
B- 내 생각은 다릅니다. 그러니 우리 보험회사 직원을 부릅시다.
C- 어허~ 더 볼 것도 없고 A가 잘못했네!!!!
B- 아저씨 우리 둘이 해결하겠습니다.
C- 아니 이 양반이 누구에게 이래라 저래라 그래!!!
C라는 인물은 그저 자신의 목소리의 영향력만 보고 싶어하지 그 논쟁의 본질이나 옳고 그름은 관심없습니다. 물론 제대로 된 참견쟁이도 있지만 그런 이들은 극히 드물죠. 둘 사이의 논리가 약하다면 약한대로 둘이서 해결하는 것이 가장 옳습니다.
6. 항상 열어두어라. 항상 투명하라.
당신같은 사람과는 말이 안통하니 IP차단 신공을 맛보셈! 이것은 블로거들 간의 대화에 절대 도움이 안됩니다. 꼴보기 싫다고 '넌 꺼져'라는 자세는 '남을 무시하고 깽판치는' 개인의 브랜드만 만들어 줄 뿐입니다. 단지 보기 싫다고 '니 놈만은 접근 금지' 라인을 둘러버리는 행위는 결코 논쟁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7. 논리적인 오류에 빠지지 않게 주의하라.
나쁜 표본만 뽑아 오도하는 '표본 오차의 논리오류' 원칙만을 강조한 '원칙 혼동의 오류' '순환논증의 오류' '의도 확대의 오류'등등 우리가 쉽게 빠질 수 있는 논리적 오류는 수없이 많이 있습니다.
'블로그는 개인의 글을 싣는다'
'개인의 글은 비상업적인 요소가 강하다'
'블로그는 비상업적이어야 한다.'
뭐 이런 식의 논리적 오류는 거의 매일같이 접하게 됩니다. 저 역시 논리라고는 자유롭게 휠휠 날려보낸지 오래라서...
혹...이거이 블로고스피어???
말이 통하지 않는 상대방의 특징은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듣지 않는다' '승리만이 나의 목표'라는 것을 느낍니다. 그저 검투사처럼 '죽어라 죽어라 니가 죽어야 내가 살고 영광을 독식하리' 식의 공격을 퍼붓는 사람을 보면 쓸쓸하죠.'밥은 먹고 다니냐?'라고 반문하고 싶은 생각도 들고... 논쟁은 먼저 타인의 생각을 알고 이해하고 나서 나의 생각을 보다 나은 생각으로 진화시키는 것이 목적입니다. 한놈 패서 이겼다고 내 인생이 큰 영화를 누리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이 말이죠.
9. 다름과 틀림은 구별되어야 한다.
다시 1번과 같은 내용입니다. 당신의 생각과 상대방의 생각이 다를 수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이 옳고 상대방의 생각이 틀린 것은 아니라는 것이죠. 이 둘은 엄연히 구별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상대방의 다른 생각을 '존중'해주는 것이 논쟁의 마지막 자세입니다.
어릴 적 우리는 친구들과 싸우다가 코피가 나면 싸움을 그쳤습니다. 서로 물러서지않고 치고박고 싸우다 이긴 녀석은 '나! 오늘! 승리했도다!'라고 의기양양했고 싸움에 진 녀석도 '두고보자'라며 미래의 승리를 위해 자신을 갈고 닦았습니다.(먼산) 그러나 최근의 블로거들의 싸움을 보면 뒷통수 한 대 때리고는 '메롱~'이라며 약 올리다가 자신의 집으로 도망가서 문을 잠그는 모습이거나 질 만하면 패거리를 몰고와 '너, 한 번 죽어봐라' 식의 몰매질이 대부분입니다. 애들보다 못한 치졸한 싸움입니다. 근성도 없고 당당함도 없습니다. 져도 졌다고 인정하지 못하는 쪼잔하기 그지없는 싸움질입니다.
블로거들이 서로 고민하며 치열하게 논쟁한 것은 당연히 환영받아야 됩니다. 또 그렇게 탄생한 전체의 의견이 우리 사회를 바른 방향으로 이끌기를 희망합니다. 하지만 남들이 보기에 그저 투견장에 불과한 블로고스피어가 될 지, 진지한 토론 마당으로써의 블로고스피어가 될지는 우리 자신에게 달려있다고 봅니다.
덧1)
inspired by
인터넷 논쟁, 개념인에게 필요한 것은 복근이다. - capcold님
소고기 사태로 배워보는 논리 오류의 종류 - mauro님
표현이 다소 거칠지라도, 비판의 본질을 호도하지 마라 - Laputian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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