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의 블로고스피어를 보면서 느끼는 감정은 씁쓸하다고 해야하나, 쓸쓸하다고 해야하나..가슴 한 구석이 뚫려버린 그런 스산한 감정을 느낍니다. 7월이 되면 만 4년 동안 블로그를 운영한 것이 됩니다. 나름대로 모진 풍파와 시련을 겪고 살아남아있는데 문제는 '살아남았다'라는 것일겁니다.
j4blog를 만든 당시에 한창 한국에서 블로그 붐이 일어 Tistory같은 경우 2007년 1월 245만 방문자에서 그해 11월 1,519만명으로 늘어나기도 했었습니다.(온라인리서치기관 매트릭스 자료) 무려 500%가 넘는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물론 티스토리의 현재 방문자는 여전히 많습니다만 예전같은 느낌은 아닙니다. 물론 이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에 불과합니다. 아마 알고 지내던 이웃 블로거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새로운, 더 많은 블로거가 그 자리를 메운 탓이겠죠.
초기에 자주 들락거리던 메타블로그인 블로그코리아나 올블로그는 이제 가뭄에 콩나듯 갑니다. 게다가 오늘 확인차 들러보니깐 다른 동네가 되어 있더군요. 마치 어릴 적 뛰어놀던 골목길이 전부 사라지고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있는 것을 본 느낌이랄까...그런데 알고보면 그 아파트 단지도 전부 입주되지도 않은, 불꺼진 창이 많은 뭐..그런 느낌말이죠. 또 다른 비유를 들자면, 다음뷰라는 거대쇼핑몰이 들어서는 바람에 재래시장이던 중소 메타블로그는 싸그리 개점 폐업상태가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시장에서 만나던 상인들 이웃들은 전부 어디론가 가고 없고 그 자리엔 잘 진열된 상품만이 가득 차 있습니다.
냄비는 신삥
그래도 오랜 세월 같이 늙어가는 블로거 이웃들이 아직 남아있고, 가끔 이 몽골초원의 오두막같은 블로그에라도 손님들이 찾아와서 댓글이라도 하나 남기고 가면 그것만으로 만족합니다. 어떤 블로그처럼 많은 방문자가 있는 것도, 많은 구독자가 있는 것도 아니고 수익도 없는 찌들어가는 구멍가게같은 블로그지만 그래도 아직 살아있는 곳입니다.
자학의 시(원작 :고다 요시이에의 만화)라는 일본 영화 말미에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행복이나 불행따윈 이제 됐어. 어느 쪽이건 한결같이 가치가 있다. 인생에는 분명한 의미가 있다." 예전에 누구에게 들었던 말 중에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것이건 의미없는 것은 없다.'라는 말과 비슷합니다. j4blog의 주인장 재준씨 버전입니다. "파워블로그건 변방블로그건 이제 됐다. 어느 블로그건 다 한결같이 가치가 있다. 블로그엔 분명한 의미가 있다."
덧1)
최근 이런저런 우연이 겹치면서 일본영화를 많이 보게 됩니다. 나중에 일본영화 리뷰어라도 될까봐요. ㅎㅎㅎ 암튼 최근 본 일본 영화 이야기 몇 편 올리겠슴당. 좋은 하루 보내세요. 여긴 마이 추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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