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자마자 뻘소리
1. 요리사, 도둑, 그의 아내 그리고 그녀의 정부라는 영화를 꽤 좋아합니다. 그래서 가끔 제 블로그의 제목을 보면 그것을 패러디한 제목이 종종 보일겁니다. 뭐 그냥 그렇다구요.
2. 이 글은 섹시고니님쒸레기 책 분리 시스템에 관한 저의 의견도 몇 자 적었습니다.

writing

간만에 놀러온 대필이~ 여러분 오랜만~

록의 역사를 알기는 쉽지 않습니다. 유추해볼 수 있는 것은 문자가 발생하고부터 인류의 기록이라는 행위는 급속한 발전을 해왔다는 것이죠. 기록의 필요성(needs)에 의해 문자가 만들어진 이후부터는 기록의 행위는 빠르게 발전을 거듭합니다. 그리고 기록된 내용의 휴대성을 위해 발전, 고안된 것이 바로 책이라는 존재입니다. 책은 단순한 기록의 보관이 아니라 휴대성을 가짐으로 정보의 전달이라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에 이르게 됩니다.

책에 기록된 정보가 이동의 편이성을 얻었다고 해서 모두가 취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예로부터 동서양에선 책의 소유는 곧 명예와 지식과 재산의 소유를 의미했습니다.(capcold님의 댓글) 일반인들은 감히 글을 읽는 것조차 호사스러운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다 인쇄술과 종교개혁을 거치며 책은 대중의 손으로 넘어왔습니다. 경제발전과 사회가 복잡해지며 대중은 더 많은 지식과 정보를 요구하게 되었고 책은 대화의 수단(media)로써 빠르게 퍼져나갔습니다.(우어! 이렇게 쓰고보니 한 순간에 정리!!!)

터넷은 기록이라는 행위를 새로운 차원으로 만들었습니다. 정보의 전달이라는 개념으로 책을 봤을 때, 인터넷은 책이라는 존재의 필요성을 완전히 부정해버렸습니다. 그리하여 정보는 빛의 속도로 전달되기 시작했고, 인터넷을 통해 전달되는 정보의 양은 점점 늘어나[각주:1] 인터넷을 가히 정보의 바다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책의 소유가 더 이상 재산도 명예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사람들도 그저 간접경험을 얻기 위한 방법으로 책을 택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적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해 굳이 책을 소유할 필요도 없어 졌습니다. 우리는 정보를 얻기 위해서 책보다는 인터넷을 더 자주 이용합니다. 전통적인 정보는 점점 디지털 정보로 저장되어졌고 이제 새로운 정보뿐 아니라 과거의 정보도 우리는 인터넷을 통해 얻을 수 있습니다. 전통적인 책의 유용성이 줄어들고 있는 것일까요? 그에 대해선 굳이 움베르토 에코의 말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책의 미래가 어둡지만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넷을 통한 상품의 매매는 이런저런 산업에 비용의 절감을 가져와 출판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오프라인 서점이 거의 없어졌다고해도 과언이 아닐 지경입니다. 물론 대형서점은 논외지만 말이죠. 결국 소비자는 보다 편리하고 저렴하게 책을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을 얻게 되었고 오프라인 서점에서 책을 고르던(혹은 즉석에서 머리속에 우겨넣던) 풍경 대신 인터넷 서점에서 타인의 독서평을 읽는 모습이 생겨났습니다. 그리고 많은 추천을 얻은 책은 베스트셀러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과거에 한 권의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형태와는 완전히 다른 형태로 베스트셀러가 등장하기 시작했죠.

두둥! 여기서 제가 거북하기 이를데 없음을 마지않는 '추천'방식이 등장합니다. 아! 물론 저의 편견입니다.

치 평가를 도서 분야에서 하기가 쉽지 않은 것은 책이란 것이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내가 재미있어도 다른 사람이 재미없다면 할 말이 없습니다. 귀여니의 소설이 젊은이들 사이에선 인기를 끌었어도 제가 보기에 쓰레기라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이유는 독서는 주관적이라는 것이라서 그렇습니다. 도종환님의 시집이 인기를 끌었을 때도 그 분의 시 중에 제 마음에 와닿은 시는 없었습니다.[각주:2] 즉 하나의 책을 두고 이것이 보석이냐 쓰레기냐를 판단할 만한 정확하고 공정한 기준이 없다는 이유는 글이란 것이 극히 주관적인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많은 도서 평론가들이 밥 먹고 사는 원인이기도 합니다. 말 그대로 전문가라는 타이틀을 고스톱 쳐서 딴 것이 아니라는 증명을 하는 것이죠. 그들 나름대로의 공정하고 날카로운 눈으로 글을 분석 평가하는 재능으로 밥 먹고 사는 것이죠.

로그라는 것은 초기에 개인의 기록이라는 형태를 띄고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인터넷이라는 광속의 속도를 지닌 정보 전달, 확산 매체에 올라간 순간부터 개인에게만 가치있는 정보가 아닌 대중에게 가치있는 정보로 변모하게 되었습니다. 군대에서 뺑이깐 기억을 블로그에 기록했을 뿐인데 어떤 방문자가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라는 댓을을 남기는 경우는 허다합니다. 이제 블로그는 가치있는 정보의 창조와 확산의 역할을 동시에 하는 미디어가 되었습니다.
가치

이 중에서 가치있는 것 하나만 고르시오. 4지 선다형 아니라서 쏘리~

블로그의 가치 평가, 블로그 랭킹 매기기라는 장난스러운 행위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바로 개인이 창조하고 있는 정보의 가치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증 탓일겁니다. 그리고 순위나 가격을 매겨 알량한 공정성이라도 만들어 보려는 것이지요. 결국 블로고스피어에 파레토의 법칙을 적용하면 20%의 진짜 가치있는 정보를 만드는 블로그가 나머지 80%를 이끌어나가는지도 모릅니다. 혹은 20%의 잉끼블로그가 나머지 80% 블로그에게까지 방문자를 끌어다주는 것일 수도 있죠.  이젠 블로거들 사이에 이야기하는 것이 '니도 책 냈냐?'입니다. 너도 나도 책을 내는 시기, 조금 인기있고 방문자가 있으면 출판사로부터 요청이 들어오는 시기가 도래했습니다. 그야말로 온오프라인 정보의 홍수입니다.

결국, 현재는 '진짜 가치있는 정보는 어디에 있을까?' 궁금해하는 시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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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섹시고니님이 추진하고 계신 쒸레기와 보석 도서 구별 프로젝트는 바로 그 부분에 객관성과 공정성을 부여하고 그것이 차후에 신뢰성까지 획득하게 되면 다른 여타 시스템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봅니다. 즉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들의 평가시스템이 얼마나 공정할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얼마나 믿을 만한 것인가? 그것을 뒷받침할만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몇 가지 고민하고 계신 부분에 대한 현문우답을 날리자면...

- 책을 등록할 때 같은 책이 중복 등록되는 걸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중복 삭제입니다. 올리기 전에 검색으로 확인해보세요. 졸랭 게으른 분아.' 라는 문구를 집어넣으면 되죠.

- 책 등록할 때 업로드하거나 첨부하는 책 썸네일 이미지는 저작권에서 자유로울 수 있나요?
책의 내지 이미지를 첨부하면 됩니다.(퍽퍽퍽)

- 나름 포인트정책을 세웠습니다만, 좀더 정확한 쓰레기 분리수거를 위한 포인트정책이나 보조수단은 무엇일까요?
이 부분이 문젠데...예를 들어 비추버튼이 있다면 내가 조금 보고 읽기 힘든 책은 무조건 클릭일 수 있습니다. 성경? 아놔 비추! 단테의 신곡? 아놔 비추! 움베르토 에코의 푸코의 추? 아놔 ㅅㅂ 비추! 즉 가치가 있는 책일지라도 나에게 어렵거나 재미없으면 비추 클릭이죠. 게다가 장난삼아 던진 돌에 개구리는.. 비추클릭도 제법 될 터이고...어차피 집단지성'따윈'...

아무튼 분리수거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초기 쓰레기 분리수거 할 때도 그랬었던 것처럼 말이죠. 즉 대다수의 사람들이 공감하는 가치에 대한 공정한 시스템은 1인 1투표 방식이죠. 그게 추천이건 비추건 오직 한 표! 그래서 전 점수 방식보단 투표방식을 선호합니다.

- 더 많은 사람들이 평가에 참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평가에 참여를 유도하는 방법은 '이 책을 평가해주신 아해들 가운데 몇몇은 뽑아서 선물 줍니다.'는 식의 얇팍한 상술은 지금도 잘 먹힙니다. 참여정부가 욕 뒤지게 얻어먹은 이유는 참여는 했는데 나에게 돌아오는 혜택이 없어서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행위에 대한 보상이 있어야 그 행위에 동기부여가 되듯이 적절한 보상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봅니다. 심하게 예를 들면 '즐거움'이란 보상도 일종의 보상일 수는 있겠지만 약빨이 오래가진 못합니다. 물질적인 보상이 있어야 된다는 것이죠. 그것이 9,000원짜리 키보드일지언정. 물질주의 숭배자라고 비웃어도 사실은 사실.

아무튼 섹시고니님이 추진하시는 일이 잘 진행되기를 간절히 바라마지 않습니다. 그리고 부족하나마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덧1)
제가 쓴 글 중에서 가장 분량이 많은 글이구뇽. 나눠서 쓸라다가 그냥 한 방에 올립니다.
어차피 보는 사람 없는데 내가 삼국지 전권을 통째로 올린들....캬하하하하하

덧2)
inspired by
만화만 그려서 먹고 살기 - 마사토끼님
(꼭 만화만 이야기한 것은 아니고 출판과 책의 평가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강추)
관련해서 읽어주면 상콤할 글
잡것들의 블로그와 쓰레기 책 분리시스템? - 무한님

덧3)
기록의 역사나 책의 역사에 관한 이야기는 언제나 재미있다는. 뻘소리지만 움베르토 에코의 '푸코의 추'를 아주 공부를 하면서 읽어야 했던 기억이 나는구뇽, 본인의 지능을 한탄할 수 밖에...
  1. 기억하시는지 모르겠지만 CD 한 장에 신문이 몇 장이 들어간다고 놀라워하던 장면;;; 이젠 뭐..CD는 웃기죠. [본문으로]
  2. 제 친구는 저보고 졸랭 메마른 쉑키라고 그러더군요. 약간은 그 말에 긍정했었다는;;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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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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