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닥터레게로 활동하시던 김장윤씨(지금은 전도사님)와 행사 관계로 몇 번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초기에 활동하던 모습을 기억하던 저는 달라진 그 분의 모습과 그 분이 가진 생각(혹은 철학)을 들을 기회가 꽤 소중하고 자극이 되었습니다. 그 분과 몇 차례에 걸쳐 나눴던 여러가지 생각들을 블로그와 연결시켜 몇 가지 이야기를 풀어나가려고 합니다.(초안 잡아놨셈. 오호호호호)

'카리스마를 가진 리더쉽은 점점 도태되어가고 친구, 혹은 파트너적인 리더쉽이 점점 각광받기 시작한다.'

오랫동안 우리들은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닌 리더를 원해왔고, 또 존재해 왔었습니다. 고 육영수 여사의 피격 당시 수많은 한복 입은 할머니들이 길거리로 나와 울던 모습을 이해하지 못했던 해외 기자들의 기사를 읽은 기억이 있습니다. 그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우리는 카리스마적 지도자를 계속 원해왔었고, 또 그런 인물이 계속 지도자로 활동을 해왔었습니다.
leadership

'내 말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겨!!! 따라와!' '즐~'

그러다 90년대 초중반을 기점으로 점점 젊은 층은 자신들의 목소리를 자유롭게 내기를 원했고, 또 자기PR이라는 단어를 사용해가면서 자신을 내세우는 시대로 바뀌어갔습니다. 이제 인터넷은 저마다 각자의 목소리를 내기가 너무 쉬운 환경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다른 사람의 카리스마적 리더쉽에 따라가기 보다는 나의 의견과 같은, 혹은 비슷한 사람들과 같이 움직이는 것이 보다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습니다.

블로고스피어에서 우리는 날마다 새로운 목소리를 냅니다. 그리고 또 자신의 목소리를 더더욱 넓게 전파하기 위해 다양한 메타 블로그 사이트에 자신의 글을 발행하고 여러 곳으로 RSS를 발행해 냅니다. 이렇게 자신의 개성을 분출해내기 위해 여념없는(-_-) 블로거에게 만약 어떤 카리스마 있는 블로거가 나서서 '자 이제 이쪽 방향으로 달려나갑시다~!!'라고 이야기를 한다면...글쎄요. 아마도 'ㅈㄹ하네' '꼴값하네'라는 댓글만 잔뜩 달리겠죠. 예전 '한국블로거연합회'라는 곳처럼 말이죠. 덧1)

김장윤 전도사님은 저보다 연배가 위임에도 불구하고 젊은 친구들과 같이 동행하고자 하는 생각은 저를 부끄럽게 했습니다. 저 역시 철없던 어린 시절이 있었음에도 지금의 아이들을 보며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식의 강압적인 모습을 숱하게 보여왔던 것 같습니다. 그들의 곁에 앉아서 같이 고민을 나누고 같이 술 한잔 식사를 하며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어느새 전, 나이 대우를 받고싶은 어른이었습니다. 덧2)

블로고스피어, 블로그 세상, 혹은 인터넷 세상에서 난 다른 사람을 카리스마로 이끌고 싶어하는 사람인지 아니면 내 이웃, 내 블로그 방문자와 같이 공감하며 생각을 나누고 싶어하는 친구나 동반자가 되고 싶어하는지 오랫동안 고민을 해봤습니다. 가당찮은 실력으로 블로깅 팁을 이야기하며 '당신들은 이렇게 하면 블로깅을 즐기면서 어쩌구 저쩌구...' '블로그란 말이죠..이런 이런 팁들이 있고...' '내 블로그 구독자가 몇 명인줄 알어? 그냥 내 말만 쳐들어!' 따위의 글들이 숱하게 산재한 이 블로그가 너무나도 부끄러워졌습니다. 스스로 블로그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는다고 하면서 다른 이들에게 블로그는 이렇게 이렇게 하라는 이야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자다가 봉창두드리며 남의 다리 긁다가 어이를 달나라 여행보내는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변방의 블로그라고 생각하지만 무의식적으로 변방의 우두머리가 되고 싶어했던 것은 아닌지 부끄러웠습니다. 덧3)
teamwork

여기서 한 놈이라도 빠지면 우린 전부 엿되는거야...같이 잘 해봅시다.


이제 리더쉽은 어깨동무를 하고 같이 걸어가는 모습이어야 합니다. 물론, 특정한 분야는 아직까지 카리스마적 리더쉽이 필요한 곳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회 생활속에서는 나의 옆자리에 앉아서 같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리더가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그저 앞에서 혼자 달리다가 '우리가 남이가! 같이 죽자!'는 구호를 외치는 리더는 이제 도태되어버린 시대입니다. 같이 즐거워하고, 같이 고민하고, 같이 웃고, 같이 우는 그런 리더가 이제는 필요합니다. 덧4)

지금 여러분의 회사의 리더는 어떤 모습인가요?
지금 여러분의 리더로서의 모습은 어떤가요?
지금 여러분의 블로그는 이웃과 나란히 앉아 있나요?

덧1)
사실 그곳은 카리스마가 있지도 않았지만 아무튼 '튀고' 싶은 바램은 충족을 시켰을겁니다. 지금 그 단체가 어디로 갔는지 궁금합니다. ^^a

덧2)
김장훈 전도사님이 자신은 어린 시절 '놀고있네'라는 생각으로만 세상을 바라보았다고 하더군요. 저 역시 그랬기에 듣다가 캐공감했었습니다. 냐항~

덧3)
그래서 전 파워블로그의 글은 잘 읽지 않는 것 같습니다그려..캬하하하하하...잘난 것들은 다 미워!!!

덧4)
물대포 뿜어대는 불도저는 대운하에 빠지지 않을까 심히 걱정됩니다. 국민이 지도자를 너무 무시해도 안되지만 지도자가 국민을 캐무시해도 안된다고 봅니다. 서로가 한 발짝씩 물러서서 상황을 파악하고 문제해결 방법을 고민하는 지혜는 다들 쌈 쳐먹었는지..

마지막 덧붙임)
지난 한 주는 다른 일로, 그리고 이번 한 주 동안엔 일본에서 온 테크니션이랑 일하느라 블로그가 심히 썰렁하기 그지없습니다. 이런 추운 곳에 잊지 않고 들러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습니다. 답글 숙제가 잔뜩 밀려 있습니다. 원래 개학 전날 몰아서 하는 스타일은 아닌데..쿨럭 ^^ 즐거운 주말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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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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