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

비평이라는 것.

블로그가 개인 미디어로써, 다양한 지식의 전달과 유통의 도구로 제법 자리를 잡은 듯 합니다. 이제 유명한 블로거는 공중파 매체에 얼굴을 내밀기도 하고, 기존의 언론들은 더 이상 블로거를 무시하지 않습니다. 해외의 경우는 엄연히 블로그도 하나의 미디어로 인정하고 대우를 해줍니다.

이렇듯 블로그는 인터넷 미디어 시대에 다양한 정보 전달자로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만 새로운 기술이고 새로운 매체이다보니 다양한 문제점과 단점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개인성에 지나치게 치중되어 있다는 점인데, 사실 이것은 블로그의 장점이자 단점이기도 합니다.

보통 자신이 감명깊게, 혹은 재미있게 본 영화를 타인에게 추천하면서 감동의 공감을 원합니다. 그러다 자신과 같은 감동을 느낀 이들과는 극도의 공감대 형성을 경험하고 비슷한 정도의 감동을 못느낀 이들은 살짝은 무시하게 되죠. '넌 그런 것도 이해 못하냐?' 내지는 '어떻게 그 영화를 재미없게 느낄 수 있냐? 희한한 취향이다 너...'식의. 블로고스피어에서도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납니다.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가치관이나 간접 경험을 상대방에게 무의식 중에 강요하고 있는 것이죠.

1. 음식블로그가 있습니다. 자신이 요리한 방식대로 따라 만들어본 독자가 '맛이 이상하더군요'라는 댓글을 남기면 발끈하여 '당신의 입맛이 이상하지 않나요?'식의 답글을 남기는 블로거.

2. 영화블로그가 있습니다. 자신이 본 영화를 날카롭게 비평해서 저평가를 내린 글을 보고 '어떻게 그 영화를 그따위로 보냐?'는 식의 댓글을 남기는 독자.

3. 사회비판성 블로그가 있습니다. 대기업을 비난하고 정부를 비난하는 글에 동의하지 못하는 독자들을 향해서 '자본주의의 개' 혹은 '두뇌가 굳어버린 수구꼴통새끼'들이라고 비난하는 블로그.

최근에 본 리얼리티 프로그램 중 하나인 'So you think you can dance'라는 프로그램에서 어떤 긱 한 녀석이 나와서 줄없이 줄넘기하는 댄스를 보여줍니다.(보다가 웃겨 죽는줄) 그리고 자신의 스타일이 'Electric'이라고 합니다. -_-; 심사의원 셋 중 하나가 비평을 하자 '어떻게 그렇게 무례하냐? 난 내 스턀이다'라고 고집하며 심사평이 끝나기 전에 무대를 내려가려 합니다. 심사의원이 다시 불러새워 '니가 무례하다. 넌 자신을 평가해달라고 여기 왔고 난 내 일을 하는 것이다. 그것은 비평이다'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하지만 '난 그저 좋은 시간을 즐겼고, 그 뿐이다'라며 그 긱은 무대를 내려갑니다.

자신을 드러내고 표현하고, 자신의 개성을 존중해달라고 하면서 자신에 대한 비평을 거부하는 것은 지 멋대로 살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깊이있는 자기 비판이나 반성없이 지 멋대로 살겠다는 것은 반사회적 인격장애자들의 성격과 닮아있습니다. 일방적인 감동의 강요는 대화가 아니라 아집이며 독선입니다. 나의 생각을 타인에게 강요하면서 자신은 비평을 거부하는 그런 블로거가 되진 않길 바랍니다.

블로그를 통해 우리는 개인의 감동과 개인의 정보를 교감하고 공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감동이 일방적인 강요가 될 때는 더 이상 교감은 사라지고 억지스러운 공감에 불편해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강요나 억압에 의한 교류는 절대 교감이 될 수 없습니다. 그것은 일방적인 연설일 뿐이지 절대 대화가 될 수 없습니다.

혹시 여러분은 블로그를 통해 여러분의 경험이나 감동을 독자에게 강요하지 않습니까?

덧1)
왠지 작금의 한국 현실을 이야기하는 듯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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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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