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여기 드나들던 분은 아시겠지만 전 남미 밀림 남반구에 삽니다. 북반구가 문화라면 남반구는 자연이죠.(내 맘대로 우기기) 야튼 전 시드니에서 한 시간 조금 넘는 거리에 살고 거기서 20분 거리에 직장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곳이 말 그대로 대자연 속이라서 희한한 일이 제법 벌어집니다.(물론 한국인 기준)
2007년 모월
회사에서 밍기적거리다 해가 떨어지고 나지랑거리며 집으로 향했다. 벌써 가게 문은 다 닫았고 거리엔 나 홀로 걷고 있었다. 갑자기 Alone in the dark가 떠오른다. 순간 어둠 속에서 나를 향해 날아오는 검은 탄환 '핑~' 소리와 함께 내 팔에 관통상을 착륙했다. '어어~ 뭐야' 날렵하게 유선형으로 빠진 반질반질한 갈색의 바퀴벌레 녀석은 깜짝 놀란 듯 샤삭 팔을 타고 올랐다. 팔을 털고 급하게 걸음을 옮기는데 배쪽에 느낌이 이상했다. 티셔츠를 들어보니 수줍게 웃고 있는 녀석. '에라라라라라이~' 메뚜기처럼 폴짝폴짝 뛰며 녀석을 털어냈다. 바닥에 떨어지는 것을 보자 마자 인정을 버린 스탬핑 킥으로 녀석을 도로와 합체시켜주었다.
배에 남아있는 불쾌한 느낌으로 인한 분노때문에 지나가면서 녀석의 가족일지도 모르는 넘들을 스탬핑하면서 집으로 향했다. 헉헉..
2007년 모월
아침에 출근하고 나른함에 커피 한 잔 먹고 의자를 뒤로 제치려는 순간, '우어어어어~' 고릴라의 비명이 들렸다. '뭐냥?' 옆 방에 앉아있던 한국 직원의 비명에 녀석의 방으로 갔다. '저저저 것봐여~' 그림자 놀이 할 때 게 모양을 만들어 본 사람은 손 모양을 어떻게 하는지 알 것이다. 그 손모양 그대로 벽에 갖다대고 그 다음 털을 북실하게 심어주고 눈을 8개 달면 벽에 붙은 그 거미 녀석이 된다. 거짓말 조금 보태서 에일리어 새끼인줄 알았다. 흠짓했지만 나의 담력은 고릴라 녀석보단 낫다는 것을 보여줄 절호의 기회. 신문지로 세게 내리치자 힘없이 툭 떨어진다. 다리가 오그라더니 더 에일리언 새끼처럼 보인다.
2008년 4월
친구(호주인)의 집에 부활절 휴가라서 단체로 놀러갔다. 전날 과음의 영향으로 머리가 지끈거리지만 원래 밖에 놀러오면 애들은 일찍 깬다. 그러더니 밖으로 나가 흙 주워먹고 놀다가 뭔가에 깜짝 놀란다. 캥거루가 풀 뜯어먹고 있다. 오호~ 차에 치여 죽은 놈을 본 적은 있지만 실제 보긴 처음이다. 애들이 살금살금 걸어가자 귀찮다는 듯 가버린다.
2008년 모월
더운 날씨는 아니지만 여직원(아담한 그녀다)은 에어컨을 켰다. 속으로 다시 한 번 되내인다. '저건 인간이 아니다. 하마다. 하마다' 날렵한 동양인의 피하지방질은 느끼지 못한 더위를 두터운 하마가죽 아래선 느끼는 것이다. 에어컨을 켠 후 자기 자리로 돌아가던 그녀 '와러 빅~'을 독백하듯 내뱉었다. '응? 뭔데?'(한국어) 갸들은 영어로 하고 난 한국어로 되받는다. 갸들도 이젠 눈치로 알아듣는다.'빅 라쟈드~' '응? 라자냐? 뭔 소리냐?' 서핑 중에 방해를 받는 것이 유쾌하진 않지만 나의 월트 디즈니식 호기심은 고개를 들어올렸다. '우어~ 머머머머머머 머야~'
어린 시절 본 도룡뇽은 정말 작은 용처럼 보였는데, 이 도마뱀은 그 도룡뇽 3단 합체 정도의 길이다. 게다가 빠르기가 람보르기니 카운타크의 풀스로틀 수준이다. 샤샤샷샷~ 벌써 사라지고 없다.
2008년 모월
어디선가 날아온 오리(?)가 회사 백야드(Back Yard)에 둥지를 지었다. 시간이 좀 지나서 보니 뒤에 새끼를 달고 다닌다. 제법 귀엽다. 역시 모든 짐슴의 새끼는 다 귀엽다더니...아! 도마뱀이랑 거미는 제외. 회사 직원들도 그들의 행진을 즐거운 눈빛으로 쳐다본다.
2008년 모월
오리 새끼가 여덟 마리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일곱 마리다.
2008년 모월
오리 새끼가 세마리다.
2008년 모월
오리가족이 안 보인다. 맞다. 여긴 대자연이다. 정글의 법칙이 살아 숨쉬는 곳이다.
2008년 모월
일은 팽개치고 오늘도 블로깅에 몰두하고 있었다. 뭔가 오른쪽에 불편함을 느끼게 쳐다보니 쥐새끼 한 마리가 죽어있다. 그런데 널부려져 죽어있는게 아니라 쪼그리고 앉아 두 손 발을 모으고 있었다. '이 새끼. 득도했구나.' 깨달음을 얻은 이는 자신이 떠날 때를 알고 스스로 죽음으로 발걸음을 옮긴다고 했다. 뭔가 비장미가 흘렀다. 어쨌거나 쓰레기통으로 껍질 뿐인 육신은 향해야 하고...
곁에 있던 한국인 직원이 보곤 이야기했다. '이 넘 안 죽었는데요.' '잉? 설마...' 자세히 보니 가슴있는 부분이 '하악하악'운동을 하고 있다. '이런...이 새끼 이거 자고 있는 중이냐??' 득도는 개뿔. 분명 약에 취해 맛이 간 것이 틀림없다. 쥐새끼나 사람새끼나 이 나라에선 젊은 놈들은 다 약에 쩔어있다. 직원 귀엽다며 손 위에 그 넘을 올렸다. '난 당신이 미친거 가타효~'라고 말하고 싶었으나 난 겁나 사교적인 놈이다. 결국 그 직원은 녀석을 어머니 대자연의 품으로 돌려 보냈다.
2008년 12월
도시락을 맛나게 까먹고 있다가 화들짝 놀라 쳐다보니 악어 새끼 한 마리가 어슬렁거린다. '아니..아니 어케 악어 새끼가??' 족히 어른의 팔뚝은 넘는 뚱뚱한 몸매에 짧은 다리...짧은 대가리..응? 악어가 아닌가? 놈은 고개를 돌리며 내 쪽으로 메롱~ 거린다. 그 시퍼런 혓바닥은 나의 피부를 닭껍데기로 만들었다. '아아앙~ 머머머야~' 빗자루로 밀어내려고 하지만 워낙 뚱뚱해서 밀리지도 않는다. 자신의 의사가 아니면 움직이지 않는 곤조를 자랑하는 그 넘은 짧은 다리로 어슬렁거리며 풀숲으로 사라져갔다. 호주의 유명한 파란 혀 도마뱀(Blue Tongue Lizzard)은 그 위용이 남달랐다.
2009년 1월
기나긴 연말 휴가를 마치고 출근하는 날. 아침 회사 문을 열고 거미줄을 걷어낸다. 이미 난 인디아나 존스. 이제 보물을 찾기만 하면 된다.
2009년 1월
일라와라 호수(Lake Illawarra)에 상어가 사람을 공격했단다. 그냥 작은 놈이어서 가벼운 상처만 입었단다. 80바늘. 호수이긴 호수인데 밀물 때 바다랑 연결된다. 제법 큰 호수라서...회사 동생 녀석이 죽을 뻔한 그곳이다.(링크)
2009년 2월
토끼새끼 저거 언젠가는 잡아서 고아먹어버릴거다. 철길 주변에 사는 두 마리 툭하면 울타리를 넘어들어와 X을 싸고 간다.
2009년 3월
교회 멤버들과 골프장에 갔다. 마지막 퍼팅 순간 오리새끼들이 떼로 날아와서 집중력을 흔들었다. 오리 사냥철이 언제더라...
덧1)
쓸데없이 길어졌네요. 대략 2부작 직장일기는 여기서 이만...
덧2)
연재를 원하시는 분은 燕(제비)를 주시면 해드립니다. ?응?? 뭔가....위화감이.
덧3)
호주에 살다보니 이제 어지간한 곤충, 새, 짐승은 그러려니 합니다. 한국처럼 놀라지도 않고....
2007년 모월
회사에서 밍기적거리다 해가 떨어지고 나지랑거리며 집으로 향했다. 벌써 가게 문은 다 닫았고 거리엔 나 홀로 걷고 있었다. 갑자기 Alone in the dark가 떠오른다. 순간 어둠 속에서 나를 향해 날아오는 검은 탄환 '핑~' 소리와 함께 내 팔에 관통상을 착륙했다. '어어~ 뭐야' 날렵하게 유선형으로 빠진 반질반질한 갈색의 바퀴벌레 녀석은 깜짝 놀란 듯 샤삭 팔을 타고 올랐다. 팔을 털고 급하게 걸음을 옮기는데 배쪽에 느낌이 이상했다. 티셔츠를 들어보니 수줍게 웃고 있는 녀석. '에라라라라라이~' 메뚜기처럼 폴짝폴짝 뛰며 녀석을 털어냈다. 바닥에 떨어지는 것을 보자 마자 인정을 버린 스탬핑 킥으로 녀석을 도로와 합체시켜주었다.
배에 남아있는 불쾌한 느낌으로 인한 분노때문에 지나가면서 녀석의 가족일지도 모르는 넘들을 스탬핑하면서 집으로 향했다. 헉헉..
2007년 모월
아침에 출근하고 나른함에 커피 한 잔 먹고 의자를 뒤로 제치려는 순간, '우어어어어~' 고릴라의 비명이 들렸다. '뭐냥?' 옆 방에 앉아있던 한국 직원의 비명에 녀석의 방으로 갔다. '저저저 것봐여~' 그림자 놀이 할 때 게 모양을 만들어 본 사람은 손 모양을 어떻게 하는지 알 것이다. 그 손모양 그대로 벽에 갖다대고 그 다음 털을 북실하게 심어주고 눈을 8개 달면 벽에 붙은 그 거미 녀석이 된다. 거짓말 조금 보태서 에일리어 새끼인줄 알았다. 흠짓했지만 나의 담력은 고릴라 녀석보단 낫다는 것을 보여줄 절호의 기회. 신문지로 세게 내리치자 힘없이 툭 떨어진다. 다리가 오그라더니 더 에일리언 새끼처럼 보인다.
2008년 4월
친구(호주인)의 집에 부활절 휴가라서 단체로 놀러갔다. 전날 과음의 영향으로 머리가 지끈거리지만 원래 밖에 놀러오면 애들은 일찍 깬다. 그러더니 밖으로 나가 흙 주워먹고 놀다가 뭔가에 깜짝 놀란다. 캥거루가 풀 뜯어먹고 있다. 오호~ 차에 치여 죽은 놈을 본 적은 있지만 실제 보긴 처음이다. 애들이 살금살금 걸어가자 귀찮다는 듯 가버린다.
2008년 모월
더운 날씨는 아니지만 여직원(아담한 그녀다)은 에어컨을 켰다. 속으로 다시 한 번 되내인다. '저건 인간이 아니다. 하마다. 하마다' 날렵한 동양인의 피하지방질은 느끼지 못한 더위를 두터운 하마가죽 아래선 느끼는 것이다. 에어컨을 켠 후 자기 자리로 돌아가던 그녀 '와러 빅~'을 독백하듯 내뱉었다. '응? 뭔데?'(한국어) 갸들은 영어로 하고 난 한국어로 되받는다. 갸들도 이젠 눈치로 알아듣는다.'빅 라쟈드~' '응? 라자냐? 뭔 소리냐?' 서핑 중에 방해를 받는 것이 유쾌하진 않지만 나의 월트 디즈니식 호기심은 고개를 들어올렸다. '우어~ 머머머머머머 머야~'
어린 시절 본 도룡뇽은 정말 작은 용처럼 보였는데, 이 도마뱀은 그 도룡뇽 3단 합체 정도의 길이다. 게다가 빠르기가 람보르기니 카운타크의 풀스로틀 수준이다. 샤샤샷샷~ 벌써 사라지고 없다.
2008년 모월
어디선가 날아온 오리(?)가 회사 백야드(Back Yard)에 둥지를 지었다. 시간이 좀 지나서 보니 뒤에 새끼를 달고 다닌다. 제법 귀엽다. 역시 모든 짐슴의 새끼는 다 귀엽다더니...아! 도마뱀이랑 거미는 제외. 회사 직원들도 그들의 행진을 즐거운 눈빛으로 쳐다본다.
오리는 도널드 덕일때만 행복하다. 그 외는...
2008년 모월
오리 새끼가 여덟 마리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일곱 마리다.
2008년 모월
오리 새끼가 세마리다.
2008년 모월
오리가족이 안 보인다. 맞다. 여긴 대자연이다. 정글의 법칙이 살아 숨쉬는 곳이다.
2008년 모월
일은 팽개치고 오늘도 블로깅에 몰두하고 있었다. 뭔가 오른쪽에 불편함을 느끼게 쳐다보니 쥐새끼 한 마리가 죽어있다. 그런데 널부려져 죽어있는게 아니라 쪼그리고 앉아 두 손 발을 모으고 있었다. '이 새끼. 득도했구나.' 깨달음을 얻은 이는 자신이 떠날 때를 알고 스스로 죽음으로 발걸음을 옮긴다고 했다. 뭔가 비장미가 흘렀다. 어쨌거나 쓰레기통으로 껍질 뿐인 육신은 향해야 하고...
곁에 있던 한국인 직원이 보곤 이야기했다. '이 넘 안 죽었는데요.' '잉? 설마...' 자세히 보니 가슴있는 부분이 '하악하악'운동을 하고 있다. '이런...이 새끼 이거 자고 있는 중이냐??' 득도는 개뿔. 분명 약에 취해 맛이 간 것이 틀림없다. 쥐새끼나 사람새끼나 이 나라에선 젊은 놈들은 다 약에 쩔어있다. 직원 귀엽다며 손 위에 그 넘을 올렸다. '난 당신이 미친거 가타효~'라고 말하고 싶었으나 난 겁나 사교적인 놈이다. 결국 그 직원은 녀석을 어머니 대자연의 품으로 돌려 보냈다.
2008년 12월
도시락을 맛나게 까먹고 있다가 화들짝 놀라 쳐다보니 악어 새끼 한 마리가 어슬렁거린다. '아니..아니 어케 악어 새끼가??' 족히 어른의 팔뚝은 넘는 뚱뚱한 몸매에 짧은 다리...짧은 대가리..응? 악어가 아닌가? 놈은 고개를 돌리며 내 쪽으로 메롱~ 거린다. 그 시퍼런 혓바닥은 나의 피부를 닭껍데기로 만들었다. '아아앙~ 머머머야~' 빗자루로 밀어내려고 하지만 워낙 뚱뚱해서 밀리지도 않는다. 자신의 의사가 아니면 움직이지 않는 곤조를 자랑하는 그 넘은 짧은 다리로 어슬렁거리며 풀숲으로 사라져갔다. 호주의 유명한 파란 혀 도마뱀(Blue Tongue Lizzard)은 그 위용이 남달랐다.
2009년 1월
기나긴 연말 휴가를 마치고 출근하는 날. 아침 회사 문을 열고 거미줄을 걷어낸다. 이미 난 인디아나 존스. 이제 보물을 찾기만 하면 된다.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자나요' 결국 부담감을 주는 노래다. 득템 득템
2009년 1월
일라와라 호수(Lake Illawarra)에 상어가 사람을 공격했단다. 그냥 작은 놈이어서 가벼운 상처만 입었단다. 80바늘. 호수이긴 호수인데 밀물 때 바다랑 연결된다. 제법 큰 호수라서...회사 동생 녀석이 죽을 뻔한 그곳이다.(링크)
2009년 2월
토끼새끼 저거 언젠가는 잡아서 고아먹어버릴거다. 철길 주변에 사는 두 마리 툭하면 울타리를 넘어들어와 X을 싸고 간다.
2009년 3월
교회 멤버들과 골프장에 갔다. 마지막 퍼팅 순간 오리새끼들이 떼로 날아와서 집중력을 흔들었다. 오리 사냥철이 언제더라...
덧1)
쓸데없이 길어졌네요. 대략 2부작 직장일기는 여기서 이만...
덧2)
연재를 원하시는 분은 燕(제비)를 주시면 해드립니다. ?응?? 뭔가....위화감이.
덧3)
호주에 살다보니 이제 어지간한 곤충, 새, 짐승은 그러려니 합니다. 한국처럼 놀라지도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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