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모월
회사에서 밍기적거리다 해가 떨어지고 나지랑거리며 집으로 향했다. 벌써 가게 문은 다 닫았고 거리엔 나 홀로 걷고 있었다. 갑자기 Alone in the dark가 떠오른다. 순간 어둠 속에서 나를 향해 날아오는 검은 탄환 '핑~' 소리와 함께 내 팔에 관통상을 착륙했다. '어어~ 뭐야' 날렵하게 유선형으로 빠진 반질반질한 갈색의 바퀴벌레 녀석은 깜짝 놀란 듯 샤삭 팔을 타고 올랐다. 팔을 털고 급하게 걸음을 옮기는데 배쪽에 느낌이 이상했다. 티셔츠를 들어보니 수줍게 웃고 있는 녀석. '에라라라라라이~' 메뚜기처럼 폴짝폴짝 뛰며 녀석을 털어냈다. 바닥에 떨어지는 것을 보자 마자 인정을 버린 스탬핑 킥으로 녀석을 도로와 합체시켜주었다.
배에 남아있는 불쾌한 느낌으로 인한 분노때문에 지나가면서 녀석의 가족일지도 모르는 넘들을 스탬핑하면서 집으로 향했다. 헉헉..
2007년 모월
아침에 출근하고 나른함에 커피 한 잔 먹고 의자를 뒤로 제치려는 순간, '우어어어어~' 고릴라의 비명이 들렸다. '뭐냥?' 옆 방에 앉아있던 한국 직원의 비명에 녀석의 방으로 갔다. '저저저 것봐여~' 그림자 놀이 할 때 게 모양을 만들어 본 사람은 손 모양을 어떻게 하는지 알 것이다. 그 손모양 그대로 벽에 갖다대고 그 다음 털을 북실하게 심어주고 눈을 8개 달면 벽에 붙은 그 거미 녀석이 된다. 거짓말 조금 보태서 에일리어 새끼인줄 알았다. 흠짓했지만 나의 담력은 고릴라 녀석보단 낫다는 것을 보여줄 절호의 기회. 신문지로 세게 내리치자 힘없이 툭 떨어진다. 다리가 오그라더니 더 에일리언 새끼처럼 보인다.
2008년 4월
친구(호주인)의 집에 부활절 휴가라서 단체로 놀러갔다. 전날 과음의 영향으로 머리가 지끈거리지만 원래 밖에 놀러오면 애들은 일찍 깬다. 그러더니 밖으로 나가 흙 주워먹고 놀다가 뭔가에 깜짝 놀란다. 캥거루가 풀 뜯어먹고 있다. 오호~ 차에 치여 죽은 놈을 본 적은 있지만 실제 보긴 처음이다. 애들이 살금살금 걸어가자 귀찮다는 듯 가버린다.
2008년 모월
더운 날씨는 아니지만 여직원(아담한 그녀다)은 에어컨을 켰다. 속으로 다시 한 번 되내인다. '저건 인간이 아니다. 하마다. 하마다' 날렵한 동양인의 피하지방질은 느끼지 못한 더위를 두터운 하마가죽 아래선 느끼는 것이다. 에어컨을 켠 후 자기 자리로 돌아가던 그녀 '와러 빅~'을 독백하듯 내뱉었다. '응? 뭔데?'(한국어) 갸들은 영어로 하고 난 한국어로 되받는다. 갸들도 이젠 눈치로 알아듣는다.'빅 라쟈드~' '응? 라자냐? 뭔 소리냐?' 서핑 중에 방해를 받는 것이 유쾌하진 않지만 나의 월트 디즈니식 호기심은 고개를 들어올렸다. '우어~ 머머머머머머 머야~'
어린 시절 본 도룡뇽은 정말 작은 용처럼 보였는데, 이 도마뱀은 그 도룡뇽 3단 합체 정도의 길이다. 게다가 빠르기가 람보르기니 카운타크의 풀스로틀 수준이다. 샤샤샷샷~ 벌써 사라지고 없다.
2008년 모월
어디선가 날아온 오리(?)가 회사 백야드(Back Yard)에 둥지를 지었다. 시간이 좀 지나서 보니 뒤에 새끼를 달고 다닌다. 제법 귀엽다. 역시 모든 짐슴의 새끼는 다 귀엽다더니...아! 도마뱀이랑 거미는 제외. 회사 직원들도 그들의 행진을 즐거운 눈빛으로 쳐다본다.
2008년 모월
오리 새끼가 여덟 마리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일곱 마리다.
2008년 모월
오리 새끼가 세마리다.
2008년 모월
오리가족이 안 보인다. 맞다. 여긴 대자연이다. 정글의 법칙이 살아 숨쉬는 곳이다.
2008년 모월
일은 팽개치고 오늘도 블로깅에 몰두하고 있었다. 뭔가 오른쪽에 불편함을 느끼게 쳐다보니 쥐새끼 한 마리가 죽어있다. 그런데 널부려져 죽어있는게 아니라 쪼그리고 앉아 두 손 발을 모으고 있었다. '이 새끼. 득도했구나.' 깨달음을 얻은 이는 자신이 떠날 때를 알고 스스로 죽음으로 발걸음을 옮긴다고 했다. 뭔가 비장미가 흘렀다. 어쨌거나 쓰레기통으로 껍질 뿐인 육신은 향해야 하고...
곁에 있던 한국인 직원이 보곤 이야기했다. '이 넘 안 죽었는데요.' '잉? 설마...' 자세히 보니 가슴있는 부분이 '하악하악'운동을 하고 있다. '이런...이 새끼 이거 자고 있는 중이냐??' 득도는 개뿔. 분명 약에 취해 맛이 간 것이 틀림없다. 쥐새끼나 사람새끼나 이 나라에선 젊은 놈들은 다 약에 쩔어있다. 직원 귀엽다며 손 위에 그 넘을 올렸다. '난 당신이 미친거 가타효~'라고 말하고 싶었으나 난 겁나 사교적인 놈이다. 결국 그 직원은 녀석을 어머니 대자연의 품으로 돌려 보냈다.
2008년 12월
도시락을 맛나게 까먹고 있다가 화들짝 놀라 쳐다보니 악어 새끼 한 마리가 어슬렁거린다. '아니..아니 어케 악어 새끼가??' 족히 어른의 팔뚝은 넘는 뚱뚱한 몸매에 짧은 다리...짧은 대가리..응? 악어가 아닌가? 놈은 고개를 돌리며 내 쪽으로 메롱~ 거린다. 그 시퍼런 혓바닥은 나의 피부를 닭껍데기로 만들었다. '아아앙~ 머머머야~' 빗자루로 밀어내려고 하지만 워낙 뚱뚱해서 밀리지도 않는다. 자신의 의사가 아니면 움직이지 않는 곤조를 자랑하는 그 넘은 짧은 다리로 어슬렁거리며 풀숲으로 사라져갔다. 호주의 유명한 파란 혀 도마뱀(Blue Tongue Lizzard)은 그 위용이 남달랐다.
2009년 1월
기나긴 연말 휴가를 마치고 출근하는 날. 아침 회사 문을 열고 거미줄을 걷어낸다. 이미 난 인디아나 존스. 이제 보물을 찾기만 하면 된다.
2009년 1월
일라와라 호수(Lake Illawarra)에 상어가 사람을 공격했단다. 그냥 작은 놈이어서 가벼운 상처만 입었단다. 80바늘. 호수이긴 호수인데 밀물 때 바다랑 연결된다. 제법 큰 호수라서...회사 동생 녀석이 죽을 뻔한 그곳이다.(링크)
2009년 2월
토끼새끼 저거 언젠가는 잡아서 고아먹어버릴거다. 철길 주변에 사는 두 마리 툭하면 울타리를 넘어들어와 X을 싸고 간다.
2009년 3월
교회 멤버들과 골프장에 갔다. 마지막 퍼팅 순간 오리새끼들이 떼로 날아와서 집중력을 흔들었다. 오리 사냥철이 언제더라...
덧1)
쓸데없이 길어졌네요. 대략 2부작 직장일기는 여기서 이만...
덧2)
연재를 원하시는 분은 燕(제비)를 주시면 해드립니다. ?응?? 뭔가....위화감이.
덧3)
호주에 살다보니 이제 어지간한 곤충, 새, 짐승은 그러려니 합니다. 한국처럼 놀라지도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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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는 닭둘기가 있습니다 -ㅁ-
머리위로 지나갈때 폭격이나 추락해서 내 머리로 돌진하지 않을까라는 불안감이 엄습하죠.. 게다가 이륙시에는 그 화려한 음향효과(푸드덕)와 더불어
매우 낮고 불안한 각도로 발진하기에 이쉐리 내 마빡에 직격하려는거 아냐? 라는 생명의 위협마저도 느낀다죠 =ㅁ=!
여긴 깡패갈매기들이 있습죠. 오죽하면 이름도 씨걸이겠습니까. 호주 바닷가엔 제발 갈매기들에게 음식 주지말라고 경고 팻말 붙어있습니다. 주다가 안주면 이것들이 공격을 하거든요. 예전에 애들을 공격한 적도 있다더군요. 대자연은 무서브요.
날아다니는 바퀴벌레 보기만 해도 소름이 오싹...그래두 자연속에 멋이 있구만유~
전 주위를 둘러봐도.. 회색빛 도시!
검은 탄환이라고 말해주오.
회색빛 도시라서 쥐들도 회색??
음, 풍부한 자원이 가득한 자연의 세계...(응?)... 이군요.
재준님은 멋진곳에 사시는거였습니다!!!
얼른 웰컴투 코리아~ 해드릴 날이 오면 좋겠네요~ ㅋㅋㅋ (화기애애한 끝마무리..감기약먹고 정신줄 놨습니다..쿨럭)
감기걸리셨나요? 몸조리 잘 하시길.
대자연의 냉혹함을 느끼고 있는 중입니다. ;)
멋진곳에 사시네요~
나름 멋진 곳은 멋진 곳인데...
훗, 현실은 호주 시드니의 아래쪽에 있는 평범하고 공기좋은 시골일 뿐...
그나저나 저는 호주에 있었을 때 날개달린 개미(개미 맞나..)같은 놈들이
너무 싫었어요. 날씨가 더워지면 열린 문을 통해 마구 들어와 집의 온 벽에
부딪혀서 길다란 양 날개를 버리고 카펫에 떨어져 지네들끼리 짝짓기하러
졸래졸래 다니는 모습에 처음에는 경악했더라지요...
이건 뭐 약올리는 것도 아니고 남의 집에 무단침입해서 날개 쓰레기를 버리고
땅바닥에 기어다니며 짝짓기를 하고 있따니... -_-^ 정말 증오했었습니다..
그러게나 말입니다. 그런데 제가 평생을 평범한 시골에서 살아본 적이 없어서...게다가 수많은 도마뱀은 한국에선 쉽게 보기 힘들었죠.
개미이야기도 있습니다. 정말...ㄷㄷㄷ한 넘들
어헛헛헛..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자연의 세계.. 저도 체험하고 싶습니다.. +_+
단기 체험까지만 즐겁고 살다보면..ㄷㄷㄷ
저도 쥐도 잡고 바퀴도 잡고 캥거루도 보고싶슴 -_-;
오신다면 재워는 드림!
J준님은 야생의 세계에서 살고 계시는군요.. -.-;;;;;
정글의 법칙이 살아 숨쉬는 곳입니다.;;
호주에서 일하면...이런 재미난 일이 생기는군요...^^
좀 많이 평범한 시골일 뿐인데 말이죠;;
이래서 호주~ 호주~ 하는 것이군요. 대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니...
너무 만끽해서 죽을수도;;;
그냥 평범한 시골일 따름입니다. ;)
자연은 준비를 하고 모인 인간들에게만 약하죠.
인간은 자연앞에 나약하기 이를데 없는 존재죠.
이건 뭐- 완전히 동물의왕국이군요.
호주에 살다 온 친구한테도 못들었던 얘기들인데ㅋㅋㅋ
역시.. 연재해 주셨군요. 대만족! 꺄오+_+
알기로 내륙쪽은 더 하다고 들었습니다. 독거미에 독사에;;;
바퀴벌레가.....날아다니다가 불시착했군요.
아이고 소름이야^^;;;;
바퀴벌레의 발길이 아직 제 배에 남아있는 느낌이라;;;
오리나 토끼는 부디 살려주심이..-ㅂ-;;
그들이 사는곳을 인간이 침범한것일수도 있으므로..-ㅂ-;;
저는 채식주의자입니당.ㅎ
토끼는 원래 이 나라에 없었는데 영국인들이 식용으로 들여왔다더군요. 근데 이것들이 천적이 별로 없으니 무서운 속도로 번식했죠. 그래서 또 들여온 것이 여우. 근데 이것들도 천적이 없는겁니다!! 그래서 어떤 곳은 여우 사냥이 자유로운 곳도 있습니다.
아하하하~^^
J준님~ 글은 언제 봐도 즐겁습니다.
읽으면서,, 진짜야? 가짜야? 이런일이? 설마? 푸하하하하
이라고,, 봤습니다.ㅋ
딴건 다~~ 뭐,, 견딜만 한데..
쥐는!!! 무섭습니다..ㅠ,.ㅜ;;;;
아!! 도로와 뽀뽀한 바퀴벌레두요~ㅋ
* 근데.. 쥬라기 공원도 아니고,, 아들이 좀 큰가봐효~ㅋㅋ
0.1%의 거짓도 없습니다. 쥐도 뭐..이젠 그냥저냥.
날아다니는 바퀴벌레는 유선형에 좀 작은 편인데 도로에서 기어다니는 것들은 약간 딱정벌레형이라서 크기도 후덜덜입죠. 아~ 상상이 되어버려 징그럽다는;
우와 정말 부럽습니다. 제 꿈 중의 하나가 케냐에 가보는 것입니다. TV따위를 통하지 않고 직접 이 눈으로 다퀴멘터리를 보는 것이죠.
호주에선 해마다 숲에서 행불되는 사람이 제법 된다더군요. 은근 거친 자연의 나라.
전 아마존 밀림을 가보는 것이 소원입니다. 엘도라도로 한 번 대박을...
블로그코리아에 '직장일기' 채널이 개설되었습니다. 많이 애용해 주세요^^ 더 쓰셔야 합니다.. 반드시!
뜨허! 부담감을 안겨주고 가시는군요.
블코의 바람직한 행태를 고발합니다! '_';;
Sunny님, Southern California 버전을 부탁해요^^
생각했던 유유자적한 호주가 아니군요.
Man vs Wild 버전이네요.
크로크다일 헌터로 불리던 스티브 어윈도 다큐찍다가 노랑 가오리에 세상을 떴죠. man vs wild 맞는 것 같습니다.ㄷㄷㄷ
연말 연시가 큰일이 많이 있었군요,.
가까운 날짜의 기억은 월을 적었는데 다른 것은 정확히 언젠지 기억이 안 나서;;;
하악........ 정말 대 자연이로군요.
정말 신기한 경험들을 많이하고 계시네요 ㅎㅎ
연재하셨으면 좋겠는데..요? 제비는 없;;
제비...없습니까? ;;;;
그럼 고민을 좀 해봐야겠는걸요. ㅎㅎ
또...또 다른이야기도 +ㅡ+ 해주세요 ~! ㅋㅋㅋ
燕(제비)가...없나요?
㉠제비
㉡잔치, 향연(饗宴), 연회(宴會)
㉢연나라(周나라의 제후국의 하나)
㉣잔치하다
㉤즐겁게 하다
㉥편안하다(便安--)
㉦예쁘다, 아름답다, 얌전하다
㉧함부로 대하다, 업신여기다
무....무엇인지 이해를 못하고 있는 1人 ....
연재비를 장난친 것입니당....지난 글에 연재비 이야기를 했었거든요. ;)
정말 재밌는데...계속 연재 안하시나요. ^^ 글 계속 읽다보니..정글 속에 들어와 있는 느낌입니다....근데...무슨일 하시는건가요? 그 정글속에서요. 갑자기 궁금...
살기는 정글에서 살아도 나름대로 꼬라지는 디자이너입니다.;;;;
신혼여행으로 배낭메고 돌아다녔던 브리즈번, 시드니 생각...무엇보다 싸구려 호텔방에서 나온 커다란 바퀴벌레 때문에 아내가 오히려 밖에서 자겠다고 바닷가를 헤매던 기억이 나네요.^^
헉! 밖에서 헤매시다니...그래도 배낭 여행하면 또 새로운 느낌을 갖게되죠. ^^ 좋은 한 주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