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IT블로그인 테크크런치의 마이클 애링턴이 절필 선언을 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Channy님의 블로그의 글을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사실 그가 절필선언을 한 것의 눈에 띄는 원인은 유럽의 컨퍼런스에서 누군가가 그에게 침을 뱉었다는 것입니다만 그 이전부터 그가 느끼는 전방위적인 스트레스는 보통 사람이 느끼는 것과는 달랐을 것입니다. 그는 아마도 자신의 말이 갖는 어마어마한 영향력의 책임을 느꼈을겁니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꼬장꼬장함을 선비의 덕목으로 삼았던 역사가 있습니다. 물론 집단 이기주의를 위해 선비들이 뭉쳤던 역사도 많았지만 기본적으로 틀린 것을 틀렸다고 이야기하고 바른 것을 바르다고 이야기하는 근성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나라의 임금님이라도 지 멋대로 하는 꼬라지가 보이면 머리 풀어헤치고 웃통까고 '전하 통촉하여 주시옵소서'를 고래고래 소리질렀습니다. 그리고 한양까지 올라갈 형편이 안되는 시골 선비들은 과감히 붓을 꺾었습니다. 'ㅅㅂ 엿같은 세상. 더 이상 글을 쓰지 않으리!!!'
읽어볼만한 글 : 선비정신에 대하여 - 오마이뉴스

broken pencil

에라이!

예전에 기자들은 글쟁이라는 자부심이 대단했었습니다. 그리고 부조리한 사회에 대항하는 한 방편으로 절필선언도 제법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내가 진실을 전하지 못할 바에야...' 지금 생각하면 대단한 기개였던 것 같습니다. 만약 최근에 어떤 기자분이 절필선언을 한다고 가정하면 많은 분들의 반응은 어떨까요? '뭔 병맛같은..낚시꾼 하나 지 발로 꺼져주는구나' 이렇게도 생각할 겁니다. 최근 중앙일보에서 연쇄살인범 용의자의 얼굴을 '근성 있게도' 공개를 했습니다.[각주:1] 가끔 언론의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한다면서 황색저널리즘(응가냄새나는 신문지 쪼가리)이 되고싶어하는 것 같습니다. 이것을 지들은 자유라고 부르지만 제대로 된 판단을 하는 이들은 언론의 방종 혹은 언론과 기자의 배설적 쾌락과 광고 수익 증대를 위한 찌라시(라고 쓰고 응가페이퍼라고 읽습니다)가 되었다는 것을 알 것입니다. 한 블로거의 절필선언을 보기가 부끄러운 것이 현재 대한민국의 언론의 모습입니다.

사회 지도층이 자신의 이익만을 원하고, 언론이 자신이 뭔지도 알지 못하고, 절필선언을 할 선비들조차 보이지 않는 답답한 대한민국의 현실을 봅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우리에게 블로그라는 도구가 있습니다. 이것을 어떻게 사용할지는 여러분의 자유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절필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사회의 부조리한 면을 향해 조용히 자신의 목소리를 낼 도구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덧1)
오바마가 대국민사과를 했다는군요. 그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의 이미지(브랜드)를 지키지 위한 것이라고 하는데....바락 오바마가 가진 브랜드는 '변화와 개혁과 책임감'이라면 이명박 대통령이 가진 브랜드는 어떤 이미지일까요? 제 머리 속에는 '컨테이너 위를 달리는 물대포달린 무인조종되는 불도저'가 떠오릅니다.

  1. 미리 말씀드리자면 전 흉악범의 얼굴 공개에 관해서는 찬성입니다. 물론 그것은 법원의 판결 이후의 이야기입니다. 이미 범인으로 드러났지만 신분은 자백에 의한 용의자인 상태죠. [본문으로]
[글이 마음에 드셨나요? Bookmark하시고 RSS로 무조건 읽으세요.]

AddThis Social Bookmark Button            AddThis Feed Button
Posted by 만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