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막장시대라고들 합니다. TV를 보면, 예능 프로그램에서 떼거지로 나온 MC들이 서로를 까대고, 드라마를 보면 고삐리들이 사회의 법과 질서를 개무시하고 돈질하며 딮키스를 해댑니다. 옆집에 살던 술도 안 마시고 착해보이던 젊은이는 연쇄살인범이고 책이나 출판해서 인세를 받을 생각까지 하고 있습니다. 국보를 태워먹고 홧김에 그랬다는, 비리를 저지른 정치인들이 카메라를 향해 손을 들며 웃는 희한한 세상입니다.

굳이 열역학 제2법칙(엔트로피의 법칙) 따위를 나불대지 않더라도 세상은 질서에서 무질서로 진행하는 것이지만 그래도 이건 좀 심하다 싶은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막장이라는 의미는 결국 '자극'을 의미합니다. 아침드라마가 막장인 이유는 남편과 아이들을 일터와 학교로 보낸 주부가 무료한 시간을 보내는 것을 눈치를 챈 까닭입니다.(자본과 미디어와 무료한 주부의 만남) 복잡한 과거를 가진 여자 주인공이 힘들게 사랑하는 이혼남과 결혼했더니 전처가 나타나 훼방하고 게다가 암에 걸려 죽어줘야 아침드라마에 겨우 명함이라도 내밀 수 있습니다. (너도나도 막장 경쟁-엠파스뉴스) (막장드라마 전성시대 - 씨네21 ;이거 나름 재밌구려. ㅎㅎ)

이런 뜬금없는 썰을 푼다고해서 제가 무슨 명랑건전사회 건설을 위한 막노동 블로그라고 생각하진 마시길 바랍니다. 어차피 시니컬한 날라리 블로거가 깊이 있는 글을 쓸 턱도 없고 그럴 능력도 없습니다. 원래 성격 자체에 냉소적인 구석이 있어 삐딱하게 보는 취미가 있는데...사실 요즘은 굳이 제가 삐딱하게 틀지 않아도 알아서 틀어진 사회를 보는 것 같아 마음 속으로 환영 씁쓸합니다.

-유혹하는 아내가 된 최강"막장"인어 아가씨(다른 말론 막장공주?)-
사진을 올리고 싶지만 저작권 때문에 글로 대신합니다. 눈을 감고 상상해보아요.;;;


블로그는 인간의 '남이 알아주길 바라는' 욕망을 위한 최첨단 도구입니다. 그러다보니 남들의 눈에 확 띄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중파처럼 TV만 켰다하면 나오는 것이 아니라 글을 쓰고 발행하고 메타블로그에 등록하고 여기저기 링크하고 온갖 짓을 다 해야 노출됩니다. 물론 한 번 노출되기 시작하면 어느새 자체 생명력을 지녀 마구잡이로 온라인세상을 돌아다닙니다. 블로그 제목을 잘 만드는 법, 방문자를 모으는 법 등 모든 블로그 팁은 결국 '나의 노출'을 위한 방법과 다름아닙니다. 이렇게 쓰다보니 왠지 블로거들이 전부 노출증 변태들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만...^^;

자극을 원하는 시대, 막장시대를 사는 지금, 감히 '우리 블로고스피어는 조낸 따뜻해요. 블로거들은 사랑이 충만한 천사들 같아요. 오호호호' 따위의 소리를 하고 싶지도 않고 깃대를 들고 '우리 명랑건전상콤달콤한 블로거 예절을 지켜보아요' 따위의 소리도 하고 싶지 않습니다. 단지 제가 원하는 것은 아직까지 정상적인 - 이 말은 조금은 자극적인 것을 원하지만 사회 기본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 사람이 많다는 것의 증거를 보고 싶을 뿐입니다. 그리고 뭐라고 불러도 일단 블로거들은 글쟁이니깐 '글쟁이 다운' 모습을 잃지 않는 것을 보고 싶을 뿐이죠. 그리고 근성을 잃어버린 글쟁이가 되지 않길 희망합니다.

여러분은 어두운 막장에서 글을 쓰나요? 햇살 비취는 뜨락에서 글을 쓰나요?

덧1)
사실 막장이라는 말이 탄광에서의 가장 끝을 의미합니다. 가장 지하 깊은 곳을 의미하고 그것은 곧, 가장 위험한 것을 의미합니다. 광부들에겐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곳이고 피와 땀이 서려있는 곳을 의미합니다. 지금 세상을 비하하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지만....또 달리 생각하면 지금 시대가 가장 위험한 시대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아서 씁쓸합니다.

덧2)
과연 우리 블로거들은 글쟁이일까요? 이에 관해 제 생각을 한 번 정리해야겠습니다. 정리되면 몇 자 적어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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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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