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블로거들이 '소통과 교류'를 블로그의 덕목 중 으뜸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많은 블로거들은 블로그 = 생각의 교류로 생각하고, 그로 인한 집단지성의 탄생과 성장을 갈구합니다. 그런데 수많은 이슈들이 명멸해가는 블로고스피어 내에서 우리는 잠재적으로 타인에 대한 비판은 되도록 하지 않습니다. '남에게 싫은 소리 하기 싫다'라는 동방예의지국스러운 면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비판을 한 상대방과 적이 되기 싫다는 면이 더 크게 작용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블로거들은 소통과 교류를 지향합니다.'라고는 하지만 실제 그 소통과 교류를 위해 필요한 우선 조건인 '마음을 열기'엔 인색하기 그지없습니다. 소통과 교류는 하는데 나의 생각과 의견에 공감하는 사람이랑만 한다는 것이죠. '나의 의견에 딴지를 걸거나, 비판을 남기는 이들과는 소통과 교류'따윈' 하지 않습니다.'는 것이 일부 블로거들의 마음입니다.

일상 생활에서도 가장 구제불능인 사람이 '냅둬. 이래 살다 뒤지게'식의 유형입니다. 블로거들 사이에서도 예외는 아니어서  섣불리 비판 글이라도 남겼다간 '당신이 뭔데 감놔라, 대추놔라 ㅈㄹ이세요?' 식의 댓글이라도 남게되면 더 이상 대화를 이어나가기가 힘듭니다. 그런 블로거에게 대고 '아니 소통과 교류를 하자며?'라고 물어봐야 타자치는 손가락만 부끄러울 뿐입니다. 차라리 김정일이랑 와인 한 잔 하며 통일 이야기하는 것이 빠르죠.[각주:1]

물론 사람마다 가치관이나 기준이 틀리기 때문에 다른 이들이 읽었을 때 좋은 글이 내가 볼 땐 좋지 않은 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감정이나 느낌을 자신의 블로그에 남기는 것은 분명 자유입니다. 공감이 자유이듯 비판 역시 자유입니다. 그런데 비판을 하는 이에 대해서 '아주 멋지세요. 그냥 현피 뜹시다.'는 식의 대응은 '자칭' 소통과 교류를 위해 열린 마음을 간직한 블로거'님'께서 해서야 되겠습니까.

블로고스피어(블로그들이 날뛰는 몇 메타블로그+극히 일부 독립 블로그)라는 것이 알고보면 좁디 좁아서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분들입니다. 그러다보니 비판 글을 쓴 이후 발생할 여러가지 책임과 위험부담 등을 생각하면 쉽게 비판 글이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이것은 근본적으로 온라인에서 맺어진 인연을 소중히 간직하기(라고 하지만 실상은 고립되기 싫어하기) 위함에 불과합니다. 결국 이런 가식적인 관계로 맺어진 허상뿐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우리는 '하하호호 즐겁고 따땃하며 인간미가 물씬 풍기는 블로고스피어라서 햄볶아요'라는 소리를 하는겁니다.
angel

하악 하악...여러분의 비판이 넘흐 조아요.

'전 여러분의 날카롭고 따꼼한 비판이 좋아요. 더 때려주셈 하악하악' 이런 피학적 비판애호증 변태 블로거가 되라는 소리는 아닙니다. 단지 나에게 날아온 비판이 서슬퍼른 인신공격 막무가내 칼날이 아니라 나의 생각을 변화할 기회라면 충분히 수긍하고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요? 진실로 '소통과 교류'를 원하는 블로거라면 말이죠. 블로그간의 소통이 공감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비판 역시 소통을 위함입니다.

덧1)
inspired by
어디 있습니다.

덧2)
글타꼬 악플까지 비판이라고 이야기하는 이들은 없을거고.
글타꼬 이 글을 비판하라는 소리는 아니고. 공감하는 사람이랑만 대화할껍니다.(엄청 먼산)


  1. 과거에 김정일을 누군가가 '식견있는 어쩌구'라는 말을 했는데, 아주 역겨워 죽는 줄 알았습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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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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