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2년 전에 쓴 디자이너 in Korea. 내가 쿤타킨테냐? 과 연결되는 글입니다. 워낙에 부지런하고 생각이 많다보니 금방 다음 글을 써버렸습니다. 하하하하하
디자이너(Designer) 한국말로 번역도 하지 않고 그냥 외래어로 사용중인...이 직업군에 관한 편견은 의외로 짙습니다. 물론 이런 편견은 굳이 디자이너에만 국한된 것은 아닙니다. 거의 모든 직업에 대해 우리는 선입견과 편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편견이나 선입견이 생기는 이유는 단지 경험의 부족에서 비롯한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직업에 대한 무관심과 무례에서 비롯되기도 합니다.
우리가 자본주의의 세상에서 살면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것은 바로 투자와 수익입니다. 내가 시간을 투자했을 때 얼마의 수익이 있는가? 그럼 나의 시간당 수익은 얼마인지 알게되죠. 내가 1억을 투자했을 때 얼마의 기간동안 얼마의 수익이 생겼나? 곧 효율이 나오게 됩니다. 결국 높은 수익을 위해서 투자 비용과 투자 시간을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우리는 이런 기본 관념을 무의식 속 깊이 감추고 살고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위에서 나열한 영단어 중 arrangement, plan, drawing, intention 등에서 꼭 필요한 요소는 바로 생각(thinking)입니다. 갑자기 뭔 봉창? 하실지 모르지만 우리가 design이라는 행위를 하기 위해서는 생각을 하고 창조를 해야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제 뭔 말인지 아시겠습니까? 새로운 것을 만든다는 겁니다. 기계에서 찍어내는 것이 아니란 말이죠.
다른 직업을 제외하고 그래픽 디자이너에 관해서 이야기해봅시다. 다른 모든 직업군이 마찬가지지만 머리를 쓰는 일, 즉 창조와 기획 등의 일을 하는 직업군은 시간당 단가를 책정하기가 불가능합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일을 하다보면 디자이너들 스스로가 이런 말을 합니다. '보통 하루에 40-50 정도입니다, 하지만 결과물 품질(quality) 따라서 다르구요, 작업 시간에 따라서 다르구요, 일이 전체 통이냐 아니냐에 따라 다르구요, 이래서 다르구 저래서 달라요'
결국 단가 계산한 것 보면 말도 안되는 가격으로 덤핑 들어갑니다. 근데요..하루 40-50은 뭘 기준으로 한건지 궁금합니다. 말 그대로 업계 기준이란 것이 없어요.
다시 한 번 이야기하지만, 디자인이라는 일이 프레스 기계에서 스댕 밥그릇 찍듯이 나오는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장 기계 돌리듯이 결과물이 나오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심지어는 디자이너들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4년동안 공납금 쳐박아가며 뼈빠지게 공부해도 취업 안 되서 빌빌거리다가 학원이나 1년 정도 다녀봅니다. 간혹 인터넷에서 알바라도 구하면 피라냐가 소궁뎅이 깨물듯이 냉큼 물죠.
사례 1)
갑: 이거 얼마에 해줄 수 있어?
을: (100만원 정도면??)싸게 해드릴께요.
갑: 아는 회사 갔더니 300에 해준다네.(사실 500)
을: (우어!! 물었다) 그럼 전 150에 해드릴께요. 엄청 싼거 아시죠?
사례 2)
갑: 이거 얼마에 해줄 수 있어?
을: (업계에서 대략 받는게) 500에 해드릴께요.
갑: 무슨 500!! 100 주께. 아님 말고!
을: (그거라도 해야지 뭐) 네. 엄청 싼 데 아는 분이니깐...
갑의 입장에서 보면 당연히 최소한의 투자(적은 단가)로 최대한의 결과(기본적인 품질)를 얻어내려고 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문제는 이런 행위 자체가 상식을 벗어나기 때문입니다. 월 150만원의 직원 월급 주듯 하루 7만원 일당으로 계약을 맺습니다. 그런데 막상 작업시간을 따지면 하루 15시간은 넘게 작업을 해야하는 분량을 아무렇지도 않게 줍니다. 그런 계산이라면 시간당 단가가 5000원도 되지 않습니다. 지금 노동부 규정 2010년 최저 시급이 4110원입니다. 이 문제는 갑의 불공정 행위 때문만은 아닙니다. 갑이 을의 머리를 지긋이 밟아도 깽소리 못한 을의 문제도 있습니다. 뺑이 치며 공부해서 나름 전문직이라는 자부감에 살고 있었는데...이젠 편의점 알바보다 시급이 높다고 행복해 해야 합니다.
모든 직업이 그렇듯 디자이너라는 직업 또한 대한민국에선 대우를 제대로 받지 못합니다. 이것은 디자이너 본인들의 책임도 있지만 사회 전반적인 인식 문제입니다. 항상 갑)과 을)의 계약관계를 마치 조선시대 어르신과 마당쇠 처럼 생각하는 기본적인 사고방식을 탈피하지 않는 이상,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디자이너는 미싱처럼 드륵 드르륵 소릴 내며 바느질을 해대야 할 겁니다. 2 3
덧1)
뜬금없이 이런 글을 쓴 이유는 친구 녀석이 매달 보내주는 Graphics Live 2011년 1월호에 실린 인터뷰 기사의 내용을 읽다가 느낀 바가 있어서 입니다. 친구 녀석이 잡지 편집장이라는!! 매달고마버~.
덧2)
다음 글은 해외의 근무 환경 그리고 디자이너 본인들에 관한 문제를 쓸 생각입니다.
당장 오늘이 될지 또 2년 뒤가 될지;;; ㅎㅎ
덧3)
알고보니 오늘 음력 설이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글은 졸라 우울하지만;;;
디자이너(Designer) 한국말로 번역도 하지 않고 그냥 외래어로 사용중인...이 직업군에 관한 편견은 의외로 짙습니다. 물론 이런 편견은 굳이 디자이너에만 국한된 것은 아닙니다. 거의 모든 직업에 대해 우리는 선입견과 편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편견이나 선입견이 생기는 이유는 단지 경험의 부족에서 비롯한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직업에 대한 무관심과 무례에서 비롯되기도 합니다.
우리가 자본주의의 세상에서 살면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것은 바로 투자와 수익입니다. 내가 시간을 투자했을 때 얼마의 수익이 있는가? 그럼 나의 시간당 수익은 얼마인지 알게되죠. 내가 1억을 투자했을 때 얼마의 기간동안 얼마의 수익이 생겼나? 곧 효율이 나오게 됩니다. 결국 높은 수익을 위해서 투자 비용과 투자 시간을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우리는 이런 기본 관념을 무의식 속 깊이 감추고 살고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Design이란 용어는 원래 라틴어(designare - 지시하다, 표현하다, 성취하다)에서 비롯된 단어입니다.
주로 우리가 한국에서 사용하는 일반적인 디자이너의 의미는 그래픽 디자이너를 일컫습니다만 영어권에서 직업군을 이야기할 때 디자이너라고만 이야기하면 못 알아듣습니다. 엔지니어링, 건축, 마케팅쪽도 design이란 단어를 arrangement, plan, drawing, model, intention 등의 의미로 사용합니다. 1
주로 우리가 한국에서 사용하는 일반적인 디자이너의 의미는 그래픽 디자이너를 일컫습니다만 영어권에서 직업군을 이야기할 때 디자이너라고만 이야기하면 못 알아듣습니다. 엔지니어링, 건축, 마케팅쪽도 design이란 단어를 arrangement, plan, drawing, model, intention 등의 의미로 사용합니다. 1
위에서 나열한 영단어 중 arrangement, plan, drawing, intention 등에서 꼭 필요한 요소는 바로 생각(thinking)입니다. 갑자기 뭔 봉창? 하실지 모르지만 우리가 design이라는 행위를 하기 위해서는 생각을 하고 창조를 해야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제 뭔 말인지 아시겠습니까? 새로운 것을 만든다는 겁니다. 기계에서 찍어내는 것이 아니란 말이죠.
다른 직업을 제외하고 그래픽 디자이너에 관해서 이야기해봅시다. 다른 모든 직업군이 마찬가지지만 머리를 쓰는 일, 즉 창조와 기획 등의 일을 하는 직업군은 시간당 단가를 책정하기가 불가능합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일을 하다보면 디자이너들 스스로가 이런 말을 합니다. '보통 하루에 40-50 정도입니다, 하지만 결과물 품질(quality) 따라서 다르구요, 작업 시간에 따라서 다르구요, 일이 전체 통이냐 아니냐에 따라 다르구요, 이래서 다르구 저래서 달라요'
결국 단가 계산한 것 보면 말도 안되는 가격으로 덤핑 들어갑니다. 근데요..하루 40-50은 뭘 기준으로 한건지 궁금합니다. 말 그대로 업계 기준이란 것이 없어요.
다시 한 번 이야기하지만, 디자인이라는 일이 프레스 기계에서 스댕 밥그릇 찍듯이 나오는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장 기계 돌리듯이 결과물이 나오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심지어는 디자이너들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4년동안 공납금 쳐박아가며 뼈빠지게 공부해도 취업 안 되서 빌빌거리다가 학원이나 1년 정도 다녀봅니다. 간혹 인터넷에서 알바라도 구하면 피라냐가 소궁뎅이 깨물듯이 냉큼 물죠.
사례 1)
갑: 이거 얼마에 해줄 수 있어?
을: (100만원 정도면??)싸게 해드릴께요.
갑: 아는 회사 갔더니 300에 해준다네.(사실 500)
을: (우어!! 물었다) 그럼 전 150에 해드릴께요. 엄청 싼거 아시죠?
사례 2)
갑: 이거 얼마에 해줄 수 있어?
을: (업계에서 대략 받는게) 500에 해드릴께요.
갑: 무슨 500!! 100 주께. 아님 말고!
을: (그거라도 해야지 뭐) 네. 엄청 싼 데 아는 분이니깐...
닥치고 열혈 미싱
모든 직업이 그렇듯 디자이너라는 직업 또한 대한민국에선 대우를 제대로 받지 못합니다. 이것은 디자이너 본인들의 책임도 있지만 사회 전반적인 인식 문제입니다. 항상 갑)과 을)의 계약관계를 마치 조선시대 어르신과 마당쇠 처럼 생각하는 기본적인 사고방식을 탈피하지 않는 이상,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디자이너는 미싱처럼 드륵 드르륵 소릴 내며 바느질을 해대야 할 겁니다. 2 3
덧1)
뜬금없이 이런 글을 쓴 이유는 친구 녀석이 매달 보내주는 Graphics Live 2011년 1월호에 실린 인터뷰 기사의 내용을 읽다가 느낀 바가 있어서 입니다. 친구 녀석이 잡지 편집장이라는!! 매달고마버~.
덧2)
다음 글은 해외의 근무 환경 그리고 디자이너 본인들에 관한 문제를 쓸 생각입니다.
당장 오늘이 될지 또 2년 뒤가 될지;;; ㅎㅎ
덧3)
알고보니 오늘 음력 설이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글은 졸라 우울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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