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휘 기픈 남간 바라매 아니 뮐쌔...' 학창시절에 배운 용비어천가의 한 구절입니다. 설명을 더할 필요도 없이 단단히 뿌리를 내린 나무는 바람에 꿈쩍하지 않는 것은 진리입니다. 그만큼 사물의 기초가 튼튼한 것입니다. 우리는 이런 본질을 가끔 간과하고 겉으로 드러나있는 외양에만 신경을 많이 쓰는 것이 사실입니다. 보기에 눈에 확연히 표시가 되는 실적, 겉모양새, 화려함 등은 우리를 금방 현혹 시킵니다. 하지만 그런 외양에 치우친 것은 조금의 어려움에도 금방 스러지는 먼지와 같습니다.

블로그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블로그를 운영하며 나무가 자라는 모습과 동일한 모습을 보게됩니다.

1. 싹이 트는 과정
자신의 이야기를 가감없이 솔직히 올리면서 하나의 댓글에도 즐거워하는 것은 한나절의 햇살, 잠깐의 비만 와도 금방 자라나는 새싹 같습니다.
 
2. 가지를 뻗어나가는 과정
다른 이들의 글을 읽으며 웃고, 지식을 얻고, 감동을 받으며 이웃을 늘려나가는 모습은 가지를 뻗어내기 시작하는 묘목 같습니다.

3. 잎들을 만들어가는 과정
자신의 블로그에 많은 댓글이 달리고, 트랙백으로 서로 교류하며 점점 블로고스피어에 자리를 잡아나가는 과정입니다.

4. 꽃을 피우는 과정
스킨을 꾸미고, 위젯을 설치하고, 레이아웃 등을 변화시키는 과정은 다양한 시각적인 즐거움을 주는 꽃을 피우는 과정과 같습니다.

5. 열매를 맺는 과정
열매는 RSS 구독자 숫자의 증가, 방문자의 증가, 혹은 광고 수익의 증가처럼 실질적으로 눈에 보이는 결실을 나타냅니다.

tree

뿌리 깊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다??응??

이 모든 과정이 순서대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자신의 블로그의 성장 과정을 생각하면 아마도 대부분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결실인 열매를 맺고 그 열매의 풍성함에 즐거워합니다. 그런데 이 모든 과정 이면에는 뿌리를 땅 속 깊이 뻗어나가야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땅 위의,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성과에만 집중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하지만 뿌리가 얕은 블로그는 조그마한 시련이 와도 금방 무너집니다.

방문자의 감소, RSS 구독자 수의 정체, 잊을만하면 찾아오는 악성 댓글러, 가슴철렁 내려앉는 구글의 계정정지 메일 한 통....제가 아는 몇 분의 블로거도 하루에도 몇 개의 글을 올리며 왕성히 활동하고, 자신의 애드센스 수익을 자랑하다가 한 순간 구글 계정을 정지하고 나서는 블로그를 접어버린 분들도 있습니다. 덧1) 그리고 악성 댓글에 상처를 입어 그만두는 분들도 계십니다. 덧2) 그리고 블로거 스스로도 정체성의 고민이나 열정이 식어버려 그만두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저도 그런 경험이 있습니다만 그런 내외부로부터의 시련이 찾아올 때 견딜 수 있게 하는 것은 바로 깊은 뿌리입니다.

블로그의 깊은 뿌리는 바로 '자기 만족'입니다.

외부로부터 많은 수익이 있어도, 많은 댓글이 달려도 블로거 스스로가 만족감이나 성취감을 느끼지 못할 때 블로그는 금방 바람에 쓰러집니다. 블로그는 컴퓨터가 스스로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사람'이 운영하는 것입니다. 그 사람이 댓글 하나에도 행복감을 느끼고, 성취감을 느낄 때 비로소 그 블로그는 튼튼한 뿌리를 뻗어나가기 시작합니다. 아무도 읽어주는 이가 없어도 블로거 스스로가 자신의 생각이 발전하고, 글이 발전하는 것을 느낄 때 그 블로그는 단순히 웹에 기록을 남기는 것 이상의 가치가 있습니다. 블로그에서는 이기적인 모습이 되십시오. 내 만족과 내 기쁨을 먼저 찾으십시오.

여러분은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얼마나 성취감을 느끼십니까?
여러분은 블로그를 통해 어떤 위로를 받으면서 평안을 느끼십니까?
블로그를 통해 이웃과 교류하고 그 속에서 즐거움과 기쁨을 찾으시나요?


만약 그렇지않다면 며칠간만 블로깅을 쉬어보며 블로그와 나와의 관계를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사실...블로그 별 거 아닌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블로그를 통해 많은 것을 얻는다고 생각한다면 더 깊이 파십시오. 더 뿌리를 넓게 뻗치시길 바랍니다.

덧1)
사실 그 분들의 글솜씨로 보아 구글 애드센스의 수익에만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수익창구를 만들 수도 있었음에도 구글 계정 정지만으로 블로그를 접었다는게 조금 안타깝기까지 합니다. 뭐...평양감사도 자기 하기 싫다는데야... -..-a
 
덧2)
사실 저도 한 두개의 글은 악성 댓글이 달려봤습니다만...그들은 눈을 감아 버리더군요. 키보드로 양치질을 확 시켜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다는...그럴 때는 지긋이 무시해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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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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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낮은표현 2008.08.04 11: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평소 좋은글 잘 읽고 있습니다. 한데 얼마전부터 이 블로그만 방문하면 '알수없는 런타임 오류'라는 오류창이 뜹니다.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2. BlogIcon socialstory 2008.08.04 11: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진표현입니다.
    뿌리깊은 블로그로 만들기 위해 오늘도 홧팅해야겠군요! ^^

  3. BlogIcon 오드리햅번 2008.08.04 11: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성을 귀울린 만큼 독자들은 늘어나더군요.
    좋은 글 잘 봤습니다.

  4. BlogIcon 마티오 2008.08.04 11: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구독자가 늘어나는건 좋은데 댓글이 줄어드는건 어떻게 하나요 흑 ㅠ..

  5. BlogIcon Rin4 2008.08.04 14: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덧1은 메타맨님 말씀하는건가요 ㅋ.ㅋ
    그분 접어서 매우 아쉬웠는데

  6. BlogIcon 열린영어 onABCD.com 2008.08.04 14: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한번만 읽기에는 너무 소중한 내용입니다.
    고맙게 잘 읽었습니다.
    무더위에 건강하세요.

  7. BlogIcon 산다는건 2008.08.04 15: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아직 시작도 못 한 단계인 듯...털썩

  8. BlogIcon 학주니 2008.08.04 20: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열심히 뿌리를 깊게 내려야 하는 상황인데도 잘 안되는게 현실이라 보여집니다.. T.T

    • BlogIcon 만귀 2008.08.04 23: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래서 전 현실이와 친하게 지내지 않습니다. 응?????응??

      매번 귀한 글 남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런저런 핑계로 답글이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9. BlogIcon 별빛기차 2008.08.04 23: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아직 완전한 뿌리내림은 멀었어요... ^^;

  10. BlogIcon 『토토』 2008.08.05 02: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기만족^^
    옳습니다.

    • BlogIcon 만귀 2008.08.05 08: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처음에는 그저 재미로만 하다가 그 재미가 그렇게 지속적이지 않은 것을 알게되면...결국은 '뭔가에 대한 성취감'이 필요한 시기가 오더군요. 댓글 감사드립니다.

  11. BlogIcon sound4u 2008.08.05 14: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tistory 베스트글에서 제목 클릭해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는 주로 블로그를 '기록용'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가끔 뿌뜻할때도 있고요.
    블로그에서 맺은 소중한 인연들에도 감사합니다.

    악플에 상처받아서 확..관둬야겠다 생각했던 적이 있는데.. 쓰신 글에 "키보드로 양치질을 확 시켜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다"는 글보고 딱! 이거다 싶어서.. 웃었습니다. ^)^

  12. BlogIcon 둥이 아빠 2008.08.05 15: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람이란.. 자기 만족의 그 끝은 어느누구도 알수가 없다죠??

    자기 스스로 만족을 한다면 세상 모든 행복을 만족시킬수 있겠죠?..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저도 제 만족을 위해서 블로그를 운영한다고 해야하나.ㅋ

  13. BlogIcon ludensk 2008.08.05 16: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윽... 저는 모든 순서를 함꺼번에 해버리려고 하네요ㅠㅠ

  14. BlogIcon joeykim 2008.08.05 21: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블로그도 마찬가지 인간관계란 유기체 형성이기에 꾸준히 심어주고 관심을 가져야하는거 같아요.....전 욕심없네요.수익을 얻을 맘도 그냥 좋은분들과 교감하고
    소통하는걸로 만족해요....

  15. BlogIcon 태극 2008.08.18 19: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반화 시키는건 조금 무리인 갓 같네요.
    저와 같이 블로그 스피어나 트래픽없이도 블로깅을 하는분들도 많이 존재합니다.^^;

  16. BlogIcon 아리엘 2009.06.26 09: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훌륭한 글이네요... 전 블로그 운영한지 몇일 안되었어요...하도 리플이 없어 민망해서 제가 리플을 쓴적도 있네요 ㅋ 자기만족을 위한 블로그라...마음이 한결 편해지네요

  17. BlogIcon 피터날아라 2009.08.11 15: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좋은 글 읽고 갑니다.
    사실 구글계정이 어제 시간으로 정지가 되었어요.
    얼마 안되는 수입을 확인해볼까했는데...아깝긴하지만
    이글을 읽고 힘내봅니다.

  18. BlogIcon 피터날아라 2009.08.11 15: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좋은 글 읽고 갑니다.
    사실 구글계정이 어제 시간으로 정지가 되었어요.
    얼마 안되는 수입을 확인해볼까했는데...아깝긴하지만
    이글을 읽고 힘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