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뜨리크 쥐스킨트의 '깊이에의 강요'를 읽어보신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한 예술가에게 비평가는 '깊이가 없다'며 혹평을 하고 그 결과로 예술가는 자살을 합니다. 사후 그의 작품은 한없는 깊이가 있다고 평가받는다는 내용의 단편입니다.(어라? 안 보신 분에게 죄송합니다. 스포일러 와방이네요)

우리는 블로그에 글쓰기를 할 때 가볍고, 편하고, 즐겁게 쓰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블로그의 글은 발행되기 때문에, 즉 불특정다수에게 내 글이 읽혀지기 때문에 쉽사리 맘처럼 쉽게 편하게 쓰기가 어렵습니다. 아무리 편하게 쓰려고 해도 '누군가가 이 글을 읽으면 어떻게 생각할까?'라는 무의식적인 심리가 작용을 하는 이유겠죠.

초현실주의에 '자동기술법(Automatism)'이라는 방법이 있습니다. 초현실주의 예술가들이 무의식의 창조적인 힘을 예술로 표현하려 한 방법입니다. 시인인 A.브르통은 초현실주의를 '마음의 순수한 자동현상(目動現象)으로, 그것을 통해 말하는 법, 쓰는 법 또는 다른 모든 방법에 의해 사고의 진정한 움직임을 표현하려고 하는 것이다'라고 정의하였습니다. 덧1) 그런 초현실주의 시인들이 자동기술법이라는 방법을 통해 진정한 사고를 표현하려 한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물론 후에 초현실주의 화가들에 의해 액션페인팅이라는 기법으로 발전하기도 했지만...그나마 자동기술법으로 쓰인 것 중에 로뜨레아몽의 '말도로르의 노래'는 꽤나 유명한 편입니다. 덧2)
뜬금없이 자동기술법이니 초현실주의니 이야기한 까닭은 무의식적인 자유를 맛보는 하나의 방법으로써의 자동기술법의 가치와 그를 통한 블로그의 탈 무의식, 혹은 부담 비켜~! 식의 글쓰기를 즐겨보자는 의미입니다.
writing

내키는데로 막 쓰기. 꼴리는데로 막 쓰기. 나만 즐거운 막글 쓰기.

블로그에 얕고 키치스러운 글쓰기가 꼭 가치없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수많은 애니오덕군단이 소리 소문 없이 블로고스피어의 한 영역을 차지하고 있는 지금, 그들은 수준 낮아서 같이 못놀아! 따위의 샵소리는 하지말라는 것이죠. 나는 영화를 이렇게 '깊이'있게 감상합니다 식의 어려운 단어 덧3)가 잔뜩 들어간 감상평만이 훌륭한 감상평은 아닙니다. 그저 '다크나이트봐도 졸~ 지루하기만 하더라. 이유는...다크나이트 안 나오더라...' 따위의 시니컬하고 가벼운 감상평도 그 사람의 마음을 그대로 잘 표현한 글입니다. '뼛 속까지 내려가서 써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 책은 제목만으로 보면 깊이있는 글쓰기를 설파하는 것 같지만 실상은 반대입니다. '의식을 통제하려 하지말고 마음 가는데로 내버려두는' 글쓰기를 권유합니다.

j4blog엔 '블로그 글쓰기를 잘 하는 법'에 대한 검색어 유입이 제법 됩니다. 가끔, 아니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블로그 글쓰기를 잘 하는 법은 거창하고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밥 아저씨의 '어때요? 참 쉽죠?'라는 짧은 명언대로입니다. 블로그 글쓰기를 잘 하는 법은 바로...
'내가 편하고, 즐거우며, 쉬운 글쓰기를 꾸준히 하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볼까? 어떻게 받아들일까? 신경쓰지 말고 내 마음 내키는 데로 글을 계속 써보세요. 그러면 어느 순간 여러분의 글은 많은 사람에게 읽혀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겁니다. 꾸준히 글쓰기의 즐거움을 느껴보세요.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지말고 내 생각이 가는데로 편하게 즐기세요.

덧1)
출처 -
야후 백과사전

덧2)
허영만 화백님 만쉐에~!!

덧3)
가장 불편한 단어 중의 하나가 '클리세(Cliche)'라는 단어입니다. 그냥 '진부한'이라고 쓰면 글이 수준떨어져 보이는 것도 아닐진데...왜 그렇게 자주 쓰이는지 이해불가능일 때가 많습니다. 어려운 단어를 쓰면 자신의 수준이 올라가리라는 착각이야 말로 클리세 아닐까요?

덧4)
누차 이야기를 하지만 전 '글쓰기'에 관해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아니고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적도 없습니다. 고등학교 국어시간에 배운 것이 글쓰기에 관한 마지막 배움이었습니다. 하지만 툭하면 '블로그 글쓰기는 이따위로 하세요' 등의 글을 수시로 발행하는 얼치기 블로거입니다. 용서해주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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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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