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다시피 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에는 관심없이 오직 '블로그'에 관한 주제만을 다루려고 노력합니다. 아니 사실 다른 분야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습니다만...그녀는 다릅니다. 이제는 달랐습니다라는 과거형으로 해야하는군요.

그녀에 관한 가장 오래된 기억은 일요일 일요일 밤(일밤)이라는 쇼에서 개그맨 주병진이 나올 무렵입니다. 그때 주병진이 뭔가를 질문하면 그녀는 그저 웃고만 있었는데 그러면 주병진이 '아! 이쁘시군요'라는 말로 모든 것을 무마하는 장면이었습니다. 그때 그저 그냥 귀여운 연예인이구나하고 말았었는데 각종 CF, 드라마에서 점점 그녀는 얼굴을 자주 내비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간지러운 '질투'라는 드라마는 젊은 연인들까지 TV앞으로 불러 들였습니다. 결혼, 이혼 기타 수많은 사건들이 그녀에게 있었지만 사실 관심밖이었습니다. '장미빛 인생'은 처가에서 잠시 생활할 때 보기 시작했는데 전 가족이 그 시간이면 TV앞에 모여 그녀의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그리고 후반부에선 거의 가족들과 같이 보기가 힘들 지경이었는데 그 이유는 다들 훌쩍거려서 안구건조증인 저로선 너무 뻘쭘하더군요. 보지못한 에피소드들은 인터넷 어둠의 마법 주머니에서 꺼내는 재주를 부려가며 처가의 가족들에게 충성을 에피소드를 보여줬습니다. 물론 저도 꽤나 그녀의 작고 여린 모습에서 나오는 연기가 보기 좋았고 감동적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 행적은 제가 해외에 살면서 그저 새로운 드라마가 또 떴구나하고 말았는데... 어느날 그 선한 인상의 젊은 배우 뒤를 이어 그녀가 가버렸습니다.

사실 기자라는 직업을 가져본 적이 없어서 그 업종의 경쟁심을 10%도 이해를 못합니다만 참 다들 힘들게 살겠구나하는 생각은 그들이 찍은 사진만 봐도 알 수 있겠더군요. 그들에겐 한 컷이라도 좋은 장면을 뽑기 위해 수백 컷을 눌러대야만 하는 현실이 환멸스럽겠지만 그들에게 딸린 가족을 생각하면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그러면서 셧터를 눌러대야만 하겠죠. 그것도 씁쓸합니다. 그들의 업무를 이해하려고는 하지만 그들 중 일부는 타인의 슬픔을 상품으로 재탄생시키기 위해 유족에게 마이크를 들이댔다는군요. '심정이 어떠시죠?' 막말로 'ㅅㅂ 니 누나가 세상을 떠난다면 심정이 어떻겠니?'라고 쌍소리를 들어도 할 말 없을겁니다.

그녀가 떠나간 이유를 우울증이니 악플러때문이니 루머 때문이니 말이 많습니다. 아무리 추측을 해도 타인이기에 그녀의 감정을 100% 이해할 순 없습니다. 전 국민의 사랑을 받았다고 생각했지만 그녀는 항상 외로웠고 자식에게 항상 미안한 심정을 가졌었나봅니다. 저같은 중늙은이도 가끔은 제 자식을 보며 기운을 얻는데 그녀는 오죽했겠습니까. 힘이 들어도 자식을 보며 견뎌냈을 그녀가 더 이상 견디기 힘들었었나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상실감은 상상외로 큽니다. 그것은 실로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은 절대 1%도 이해하지 못할 영역입니다. 그것을 상품으로 만들고 있는 대한민국의 파파라치보다 못한 일부 언론들, 그리고 그것을 종이컵마냥 소비하고 마는 우리들. 하지만 그녀는 다릅니다. 그녀는 다르거든요.

덧1)
제 생애 연예인 부고 소식에 이렇게 충격받은 것은 故 김 광석 이후 처음입니다. 제 키치스러움을 넘어선 뭔가가 그녀에겐 있었다고 혼자 생각합니다.

덧2)
사실 이 글은 아버님 기일을 얼마 남기지 않은 ..님을 생각하며 쓴 글이기도 합니다. 부디 기운내시고 살아 남으시길 바랍니다. 하늘나라에서 보고 계실 아버님이 바라시는 모습은 ..님의 기운 찬 모습일꺼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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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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