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판다? 블로그를 통한 제품의 판매가 아니라? 블로그 자체를??? 가끔 해외 블로그들의 글을 보면 어떤 블로그가 얼마에 팔려나갔다는 글을 보게 됩니다. 1년간 블로그를 잘 꾸려나가다가 어느 시점에 그 블로그를 판매해서 수익을 얻습니다. 물론 그보다 짧은 기간도, 혹은 오랜 기간 운영하던 블로그를 판매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견 우리의 정서에서는 너무 꺼려지는 것도 사실이지만 - 누군가는 지나친 경제 논리 운운할 것이고 - 자신의 컨텐츠를 판매한다는 기본 개념을 충실히 지켜 수익을 극대화하는 점에서는 개인적으론 꽤나 긍정적으로 봅니다. 하지만 블로그를 판매한다는 것은 자신이 제작한 모든 컨텐츠(자신의 자식과 같은)와 함께 자신의 구독자(블로거와 강한 유대관계까지 형성된)까지 같이 팔아넘기는 개념이기 때문에 한국 블로고스피어와 정서적 거리는 지구와 오리온좌 암흑성운 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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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사세효~ 블로그 사세효~' 블로그팔이 소녀의 재림


그럼 과연 블로그는 팔릴 가능성이 있을까요?

1. 블로그는 도메인(Domain)을 가지고 있다.
도메인이 판매되는 사정은 다들 아실겁니다. 그 도메인이라는 것이 특정 이미지를 가지는 단어일 경우 그 가격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갑니다. 예를 들면 2008년에 팔린 kredit.de같은 경우는 한화로 16억에 팔렸습니다.(링크) 어떤 이들은 인터넷 도메인 시장을 가르켜 '봉이 김선달이 대동강물 팔아먹는 사업'이라고 이야기를 했다는데 맞는 말입니다. 블로그 역시 도메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결국 블로그 = 도메인이라는 의미죠. 충분히 팔릴 가능성이 있어보이지 않나요?
도메인이란? 링크(위키백과)

2. 블로그는 컨텐츠(Contents)를 가지고 있다.
블로그는 도메인 다음으로 가지고 있는 것이 바로 컨텐츠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글과 사진, 동영상등 블로그에 기록 저장된 모든 저작권을 가진 창작물을 이야기합니다. 자신의 컨텐츠 즉 글과 사진, 동영상을 상품화해서 판매를 한번씩은 꿈을 꿔봅니다. 그리고 또 판매하고 있습니다. 리뷰글을 쓰는 것도 자신의 글을 판매하는 행위의 일종입니다. 그리고 잘 정리되어 있는 글이라면 ebook으로도 판매 가능합니다. 결국 블로그 = 도메인 + 컨텐츠라는 의미죠. 점점 팔릴 가능성이 더 크지지 않았나요?

3. 블로그는 브랜드(Brand)를 가지고 있다.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하나의 주제로 운영을 하다보면 일종의 브랜드가 생깁니다. '아! 저 블로그는 저런 글을 올리는 곳이지'라는 이미지는 그 블로그에게 특정 분야에 대한 영향력을 주게 됩니다. 그 분야는 그 블로그에게...라는 브랜드는 곧 강력한 마케팅 도구가 되고 특정 주제에 타겟팅된 방문자의 방문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세월이 필요한 것이라서 처음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쉽게 획득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즉 블로그 = 도메인 + 컨텐츠 + 브랜드라는 의미죠. 자. 이젠 블로그가 팔리지 못할 이유는 없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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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s, links, links

이 상황에 블로그가 팔리지 못할 이유가 과연 있을까요?

1. 블로그는 개인적 특성(identity)가 강하다.
위에 설명한 블로그가 가진 요소 도메인, 컨텐츠, 브랜드는 초기 제작시에 무진장 고생해서 만들어야 합니다. 그냥 휘릭~하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죠. 그리고 블로그의 특성 중 하나인 타 블로그와의 소통과 링크는 개개인마다 흉내내기 힘든 특성이 있습니다. 즉 겁나게 개인적인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2. 블로그는 지적 재산(Intelletual Property)이다.
블로그는 부동산이나 동산같은 물질적 재산이 아닌 지적인 재산입니다. 이것의 의미는 개인의 창의력이 만들어낸 재산이라는 소리입니다. 이것은 두 가지 의미를 지니는데 위에 이야기한 개인적 특성이 강한 재산이라는 것과 한국의 인터넷 정서상 지적재산에 대한 가치를 제대로 인정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이게 다 인터넷 탓) 누군가가 블로그에 200여개의 글을 올리고 그것을 판매한다고 가정하면, 많은 이들은 그 글을 읽고 먼저 생각하는 것이 'ㅈㄹ하십니다. 이런 건 나도 쓰겠다'일겁니다. 

3. 블로그는 인적 네트웍(Social network)이다.
블로그는 독립적인 개체인가? 절대 아닙니다. 블로그는 링크와 링크 사이에 있는 하나의 점에 불과합니다. 약간 비유를 하자면 고유의 주파수로 진동(글의 발행등의 블로깅 행위)하고 있는 쇠공(블로그)이 있습니다. 이것이 자신의 위치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연결되어 있는 수많은 링크입니다. 이 링크가 하나씩 없어진다면 블로그는 끝없는 나락으로 추락하게 됩니다.(게다가 날개도 없고) 블로그는 블로거가 만들어 놓은 수많은 인적 네트웍에 의해 유지됩니다.

결론따윈 없지만...
이렇게 블로그는 팔릴 수 있는 이유도 있고 반대 이유도 있습니다. 지금도 해외에선 블로그 판매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러니 국내에서도 블로그 판매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단정은 하기 힘듭니다. 만약 누군가가 판매를 목적으로 블로그를 운영하고 그것이 적당한 가치가 있다고 구매자가 인정하면 거래는 이뤄지겠죠.

블로그를 판매한다는 것은 블로그가 나의 소유물이라는 소유의 개념으로 볼 땐 충분히 가능합니다. 분재개념이죠. 정성을 들여 가꾸고 만들어 상품가치가 있을 때 내다팔수 있는 재산으로서의 블로그. 하지만 블로그를 존재의 개념으로 보게 되면 판매는 불가능합니다. 즉 블로그가 지적재산이 아니라 인적 네트웍의 중심에 서 있는 하나의 존재로 상정한다면 판매할 생각조차 하지 않다는 이야기죠. 블로그를 소유로 인정하냐 존재로 인정하냐는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니고 단지 초기 접근 방식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입니다. 그리고 조만간 국내의 블로그 판매(넓게는 지적 재산의 판매)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리라 예상합니다.

자. 여러분은 블로그를 판매할 계획은 없으신가요?

덧1)
inspired by
How to sell your blog in 3 easy steps - Performancing.com
How to sell your blog - Problogger.net
Can a blog sell your professional services - Trishjones.com

덧2)
뷁만 년전에 써둔 초안을 이제야 정리하는 절정 게으름에 감동의 박수를...

덧3)
국내 블로고스피어에 '블로그 판매'에 대한 글은 하나도 없다는 놀라운 사실. 이 말은 국내에서 '블로그 판매'에 관한 글은 오직 이 글 하나 뿐이라는 사실. 이 말은 '블로그 판매'에 대한 검색엔진의 검색 결과에 최상단에 노출될거라는 사실.

핵심은 아무도 블로그 판매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는 사실.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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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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