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의 국보1호가 처참히 불에 타 붕괴되어버렸다는 뉴스를 접하고 나니...모든 게 부질없다는 생각뿐입니다. 아침 뉴스를 보다가 뭐라 말할 수 없는 참담한 심정에 휩싸입니다.

인터넷 공간에서 블로그를 운영하며 많은 이들과 만나고 인연을 맺고 소통과 대화를 하며, 블로그가 만들어 주는 무한한 자유와 가능성에 즐거워 했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인터넷 상에서의 짧은 글로만 서로를 판단하다보니 서로를 오해하고 자의적인 왜곡을 하고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싫은 소리를 하면 비난을 하고 실제하지도 않는 공간에서 아둥바둥하는 모습이 다 부질없어 보입니다.

개인적인 사정상 블로깅을 뜸하게 하면서도 그나마 부족한 이곳을 찾아오시는 분들과 제가 찾고 싶은 이웃들의 글의 향기를 맡기 위해 틈 날 때마다 블로그로 세상과 만나려했습니다만 블로고스피어에 가득차있는 악의에 매번 절망했습니다. Yes, We Can....저 멀리 미국의 대통령 후보가 우리가 세상을 고칠 수 있다. 우리가 더 나은 나라를 만들 수 있다고 외치는 현실과 달리 Net상에서 만나게 되는 것은 시니컬하고 악의적인 글밖에 없습니다. 네. 물론 좋은 글도 수없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작은 하나의 악의는 많은 수의 거대한 선의를 덮고도 남습니다.

제가 블로깅을 접는다해도 세상이 눈 한번 깜박하지 않을 것이란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 하나가 절망에 사로잡혀, 악의에 지쳐 블로그를 폐쇄하더라도 누구하나 관심가지지 않을 것이란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 하나 한탄의 목소리를 내더라도 금방 그 호흡은 공기중에 흩어져 사라져 버릴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블로그로 더 나은 모습이 된다고 다른 이들에게 이야기한 제 자신의 위선에 스스로 질려버렸습니다. 이웃 블로거님의 말씀처럼 세상이 '강자'의 논리대로 순환될 뿐이란 것을 알고 있음에도 스스로 자기최면처럼 '아직 세상은 가능성이 있다'고 중얼거렸습니다. '어린쥐'를 외치는 썩어빠진 정치인들을 보면서도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더 나은 세상을 물려줄 의무가 있기에, 힘들어도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바른 길을 걸었던 우리 부모님 세대를 생각하며 'Stand for Future'라는 선거구호처럼 버티려고 했습니다.

국보 1호를 태워버린 대한민국입니다. 몇 백년을 버티고 서있던 과거의 찬란하고 위대한 유산을 단 하루만에 낼름 태워버린 대한민국의 현 세대입니다. 저 또한 제 딸에게 뭐라고 말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아빠, 우리나라 국보 1호는 뭐예요?' '응..국보 1호는 대갈통에 총 맞은 어떤 미친 ㅅㅂ쉑히가 불 지르고 우리 자랑스러운 공무원 븅딱 쉑히들과 족도 불쌍한 소방관들이 벙쪄서 보고 있는 사이 어두운 밤을 찬란히 밝히는 겨레의 횃불이 되어 사라져 주었단다. 국보 1호 숭례문은 이제 니 마음속에 있어'

오래 전에 어떤 분이 남기신 글 중에 '따뜻함이 넘치는 블로고스피어입니다'라는 글이 생각납니다. 그 글을 읽으면서 본질적으론 동의할 수 없지만 동의하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또 일부러 그렇게 스스로를 '세뇌'시키며 살아왔습니다. 다른 분이 제게 염세적이시라는 염려의 글을 남기실 때만해도 전 가볍게 웃어 넘길 정도의 마음이었습니다만....새해가 시작한지 며칠 지나지 않아 느끼는 것은 세상은 따뜻하지도 않고 순수하지도 않다는 것입니다.

오늘....뭐라 말할 수 없는 참담함에 이 글을 씁니다.

j4blog는 잠정적으로 문 닫아둡니다.
언제 다시 글을 쓰게 될지 약속드릴 수 없어 죄송합니다.
제 부족한 글을 구독하시는 여러분께 진심으로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만 남깁니다.

Goodbye Blogosphere, Goodbye my friends....Goodb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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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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