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으로는 몇 년동안 이공계 기피현상 + 이공계는 노가다 등등이라며 언론이 떠들어댔는 것 같은데 최근에는 좀 잠잠한 것 같습니다. 어릴 적 몇 다리 건너 아는 분이 기능올림픽에서 메달을 땄다며 동네 잔치를 하던 기억도 있구요, 친구 녀석도 공부를 겁나게 잘 하던 녀석인데 국립대 수학과를 간다고 하니깐 담임 선생(님이라고 부르고 싶지 않다!!)이 '니 실력이면 좋은 대학, 좋은 과 갈 수 있는데 왜 하필 수학과냐!를 역설하던 기억[각주:1]도 있습니다. OK. 좋습니다. 이씨(bal) 조선시대부터 내려오던, 글쟁이들의 에헴하는 소리에 숨죽여 살던 수많은 양인들의 전통을 이어받아 지금도 노동착취를 당하면서도 'I believe I can Fly'를 노래부르는 많은 이공계(를 포함한 양인)들을 보면서 씃스로 부아가 치밀어 올라서 몇 자 적어봅니다.
* 이공계를 포함한 양인계층, 즉 공업과 예능 등 기술직에 있는 분들을 그냥 양인이라 부르겠슴다. 

1. 기피 이유?
공대 = 공돌이, 미대 = 뺑끼쟁이, 음대 = 빵빠라 등으로 인식하는 族같은 사회 인식 때문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또 누군가는 '그럼 니가 열심히 공부해서 노벨 물리학상 같은 거 받으면 사회 인식이 틀려지잖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 입을 뒤통수로 돌려버리고 싶을 따름입니다. 전통을 사랑하는 한국에서는 아직도 제조업을 장터 구석의 대장간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즉 '더럽게 돈 안 벌겠다!'[각주:2]는 열라 망상에 사로잡힌 욕심 때문입니다. 힘들게 고생했던 부모님들도 자신의 자식이 기름때 묻은 돈을 버는 것보단 펜대 굴리며 - 요즘은 컴퓨터겠지만 - 돈 벌기 바랍니다. 물론 부모님 세대의 고생을 하지 않기를 바라는 순수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겠지만 사회 분위기가 이런 순수함을 점점 왜곡시켜버리고 말았습니다.

2. 3차 산업 만세?
영국의 경제학자 콜린 클라크에 의해 인류의 산업은 3가지로 분류되었슴다. 하지만 이것은 편의를 위한 분류였지 산업의 발달 정도에 대한 분류는 아님에도 불구하고 어떤 띨빡한 사람들은 3차 산업, 즉 서비스 산업을 최고로 생각한다는 겁니다. 잘하는 이야기로 예전 쥬라기 공원이 자동차 몇 만대를 수출해야 버는 돈을 벌었다더라 식의 이야기죠. 지금은 아바타[각주:3]로 바뀌겠지만...그렇게 이야기한다면 아바타를 촬영하기 위한 장비 이동은 사람이 직접 했을까요? 그 수많은 장비들을 이동하려면 예전 피라미드를 지었던 인력이 필요했을겁니다. 네. 결국 장비 이동은 자동차가 했습니다. 수많은 공돌이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3. 해외는 얼마나 다를까?
국내 양인이 가고 싶어하는 파라다이스는 바로 해외입니다. 한국의 쉣같은 현실과는 달리 해외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는 기대감이 있죠. 그렇다면 기름때 줄줄 흐르는 자동차 정비 쪽을 예로 들어 이야기해봅시다. 정기 점검 받는데 비용이 얼마나 하나요? 10만원 하지 않는 것으로 압니다만 호주는 일단 labour charge(인건비)만 $100(현재 환율 10만원)이 넘습니다.[각주:4] 중요한 것은 손님들이 엔지니어를 믿고 맡긴다는 것이죠. 한국처럼 카센터 공돌이 쳐다보는 시각으로 여기 애들 대하다가는 차 주저앉을 때까지 서비스 못받습니다.

IT 쪽은 어떨까요? 아는 친구는 시드니 소재 중소 IT회사에 근무하는데 5시 되면 칼퇴근입니다. 늦게까지 일하면 매니저가 화낸다는군요. 시간 외 근무 수당이 나가기 때문이랍니다. 비정규직? 비정규직이 정규직보다 기본 20~40% 더 받습니다. 단지 정규직은 연 4주 휴가, 병가 등의 약간의 혜택이 있을 뿐입니다.
(엄밀히 이야기해서 호주는 자본주의와 사회주의가 혼합된 국가입니다.)

4. 현실은 포에버 시궁창?
결국 국내의 양인들은 해외로 뜨지 않는 이상 영영 진흙뻘 밭에서 살아야 하는 것일까요? '사회의 양극화는 결국 체제 붕괴의 필요조건'이라는 칼 마르크스의 말처럼 체제 붕괴야 말로 유일한 해결책일까요? 기득권이 독점하고 있는 이익을 분배하여 기본적인 사회 복지를 이루자는 시도는  '지금은 파이를 나눌 때가 아니라 더 키워야 할 때'라는 기득권의 논리 앞에 좌초된 현실을 우리는 멍하니 바라보아야 했습니다. 매번 대통령 후보들은 서민들의 살림살이를 걱정합니다라고 말을 하지만 걱정만 할 뿐(그것도 의심스럽고) 실상은 '뼈 빠지게 일해야 입에 풀칠이라도 한다'고 역설합니다. 사실 풀칠이라도 하면 다행이죠.

5. 혁명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는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 (중략) 안으로는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기하고 밖으로는...' 균등이라는 말이 두 번씩이나 나오네요. 그러나 우리는 현실에서 균등한 기회를 누리고 균등한 생활 향상을 하는 것 같진 않습니다.

과대 망상 같지만 말입니다, 저는 인터넷과 블로그야 말로 가장 진화된 민주주의를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자본과 권력이 만들어낸 프로파간다를 깰 수 있는 것은 바로 인터넷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의 생각과 의견을 자유로이 나눌 수 있는 유일한(!) 공간입니다. 현실의 부조리를 깰 수 있는 혁명적인 공간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기술직에 있는 이들이 더 많이 블로고스피어로 유입되기를 바랍니다. 기득권이 독점하고 있는 권리를 말 그대로 균등하게 누리길 갈구하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이론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오직 행동이다. -체 게바라

덧1)
글을 쓰고보니 무슨 혁명 선동 비스무리한 분위기가 납니다만...
'내가 요즘 블로거들을 보면서 느끼는게...요즘 블로거들 존나 많이 알더라고. 근데 난 머리에 든 게 없잖어. 난 안 될거야. 아마'

덧2)
신밧드님의 댓글처럼 '창궐'이란 말은 부정적인 의미가 내포되어 있기 때문에 제목을 살짝 바꿉니다. 뻘쭘~ 
  1. 그것도 교실에 다른 학생들이 전부 듣고 있는 상황에서. [본문으로]
  2. Login님의 말씀! [본문으로]
  3. 사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야말로 영상 기술의 발전을 가장 잘 이해했고 그 혜택을 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또한 기술자들을 존경했었구요. 그가 만들었던 특수효과 회사의 이름도 ILM(Industrial Light Magic)이었습니다. [본문으로]
  4. 얼마 전에 브레이크 패드 갈고 기본 서비스(오일교환 등)을 받았더니 $400이 더 나오더군요. ㅜ,.ㅜ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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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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