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전에...
인터넷 전화기가 처음 나왔을 때 그 저렴한 가격과 생경함으로 많은 사람들이 호기심을 가졌었습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로 저걸 한번 사서 테스트를 해볼까?하는 생각을 오랫동안 했었습니다.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았지만 나름 얼리아답터(Early Adopter) 덧1) 의 삶을 살았었습니다. -_-; 야튼, 당시 인터넷 전화를 사용하던 주변 분들의 이야기로는 가격은 싸다! 그러나 통화 품질도 싸다!는 장단점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 또한 그렇게 전화를 많이 사용하던 입장이 아니라서 전화비 자체가 많이 나오지 않았기에 인터넷 전화까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 결론이었습니다.

세월은 흘러...
제가 해외에 살게될지는 꿈에도 상상을 못했었는데 어쩌다보니 한국과 비행기로 11시간이나 떨어진 곳에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화비용이 어떤 것이 더 저렴한가 비교를 해가며 전화카드를 구입해서 사야하는 실정에 이르렀습니다. ^^; 덧2) 해외에서 떨어져 살다보니 한국 내에서는 한달에 전화 한통도 안했던 부모님께 일주일이 멀다하고 전화를 하게되더군요.-_-a  비록 저렴한 전화카드를 고르고 골라서 사용하고는 있지만 악천후엔 통화 품질이 허당이 되기가 일쑤고 게다가 어떤 경우는 3명이서 동시통화가 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덧3)

기술은 날로 발전하고...
몇 해 전만 해도 MSN을 통해 웹캠채팅을 한다는 것은 상상을 하기 힘들었습니다만...이젠 바다 건너 떨어져 있어도 손녀가 보고싶다는 외할머니의 바램을 냉큼 웹캠 채팅으로 들어줄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덧4) 나름대로 첨단 기술에 능숙한 외할머니는 첨단 기술의 헤택을 마음껏 누리고 있는 중입니다. 저녁 식사 시간이면 MSN의 웹캠을 통해 손녀와 외할머니가 한 밥상에서 같이 밥을 먹는 장면도 가끔 연출을 해줍니다. 그런 즐거움은 서로의 유대감을 더욱 더 강하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기술의 혜택은 모두에게 평등하게...
하지만 MSN 가입자가 아닌 친할머니는 손녀가 보고 싶어도 얼굴도 못보고, 목소리를 듣고 싶어도 창을 열어 바깥 날씨를 봐야 합니다.(비가 오려나~..물론 약간 풍을 섞은 겁니다. 진짜 믿지는 마셈) 결국 수많은 악조건을 헤치고 나서야 겨우 손녀의 목소리라도 듣는 상황이 친할머니에겐 불편하기 그지없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이젠 MSN 라이브에서 인터넷 전화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기사가 나왔더군요.(제가 좀 늦어요)
MSN메신저로 인터넷 전화한다. - ZDNet Korea
grandma

'아이고 내 쉑히~' '할매..잡아 묵지는말고...'

아는 친구들은 거의 MSN만 사용하는터라 굳이 인터넷 전화 서비스를 위해 다른 메신저에 회원 가입을 하기도 마뜩찮았는데 늦게나마 인터넷 전화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하니 조금은 위안이 됩니다. 게다가 제 컴퓨터는 거짓말 조금 보태서 거의 24시간 365일 켜져있는 상황이라서 굳이 전화를 하기 위해 컴퓨터를 부팅하고 이래저래 프로그램을 띄울 불편함은 상당히 적은 편입니다. 물론 제 개인의 상황입니다만.

몰랐는데 다른 메신저용 인터넷 전화와는 달리 후불 결제(이거..당연한 거 아니었나요?)가 가능하다고 그러니 한달 사용료가 얼마나 나올지 이런 저런 테스트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딱히 별도 요금을 지불하고 수신 번호를 받을 필요도 없고 (거의 전화를 하는 편입니다.) 이래저래 한국에 계신 '할머니'를 위해서는 꽤나 좋은 서비스일 것 같습니다. (물론 조금 테스트해보고 요금이 그 놈의 '전화카드'보다 비싸다면 당장 끊어버릴테지만요...그놈의 날씨만 아니면...-_-;)

덧1)
Early Adopter가 맞습니다만...Early Adapter로도 쓰이는 모양입니다. 먼저 꽂은 아답터가 아닙니다. 새로운 첨단제품을 테스트형식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입니다. 따라서 언니, 동생, 오빠 등이 얼리아답터면 도시락 싸들고 말리시길 바랍니다. 돈 먹는 하마들입니다.

덧2)
수없이...정말 수없이 많은 전화카드가 있습니다. -_-;;; 시드니와는 달리 제가 사는 지역에서 서비스가 가능한 전화카드는 비교적 적은 편입니다만 그래도 많이 있습니다. 대략 20종류는 족히 되는 것 같더군요.

덧3)
혼선이 되면 정말 통화 중에 아스트랄계로 유체이탈하는 느낌입니다. 그것도 어디 베타위어(인도네시아언어)와 3자 통화하면 환상입니다.

덧4)
제가 그 '손녀'는 아닙니다. -_-a 전 그 손녀의 ...되는 사람입니다.

덧5)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인간이 가진 가장 원초적인 의식주가 해결되고 나면 인간은 '커뮤니케이션'에 목을 매는 것 같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앎'의 문제가 아니라 '관계'의 문제라 생각하면 블로그라는 것도 처음에는 단순한 '자기 성찰'이 목적이었는지 몰라도 지금은 '관계 맺기'가 목적인 상황으로 변한 것 같습니다. 그 변화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 같기도 하고...뭔 소린지..ㅎㅎ 그냥 그렇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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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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