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피지기면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라는 손자 병법의 글귀가 있습니다.[각주:1] 자기를 알고 상대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말이죠. 블로그를 운영하는 이들은 다 각자 저마다의 목적과 목표를 가지고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블로그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전부 다릅니다. 어떤 이는 수익을, 어떤 이는 친구를, 어떤 이는 영향력을 얻고자 합니다. 그러나 뭔가를 얻고자 시작한 블로그지만 블로그를 운영하는 과정 중에 느끼는 것은 대부분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참선

흐라량~흐라량~옴마니~

그것은 다름아닌 '나' 자신에 대한 자각입니다. 내가 이런 것을 좋아했었군, 저런 건 싫어했군...혹은 내가 저런 인간을 미워하는군, 저런 인간을 좋아하는군 등의 기호의 자각과 인지의 자각을 블로그를 통해서 느끼게 됩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그만큼 여러 사람과 만날 여러 기회가 있었기 때문이죠.

예를 들면 전 어지간한 건 다 잘먹는데 토마토는 안(못) 먹습니다. 이유는 어릴 때의 트라우마 때문인데...만약 제가 토마토가 없는 나라에서 산다면 토마토를 접할 기회를 못 가졌을 것이고, 결국 내가 토마토를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자각할 기회조차 없었다는 결론에 도착합니다.(따지고 보면 트라우마가 생기지도 않았을지도 모르겠네요)

블로그는 나란 인간이 어떤 인간인지 알게 해주는 '기회'를 무한대로 제공합니다. 다른 사람과 논쟁이라도 붙게되면 내가 얼마나 논리적인지, 또 얼마나 감정에 약한 인간인지 알게됩니다. 내가 원하는 글이라고 생각하고 썼는데 의외로 내가 원하는 주제는 다른 것이라는 자각도 하게 됩니다.

블로그가 개인미디어라는 부분에는 동의합니다. 블로그는 미디어적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고 심해에서부터 조금씩 조금씩 개인의 의식을 변화시키고 있는 중이라 생각합니다. 아고라를 필두로 한 다양한 커뮤니티에서 이루어지는 사회의 부조리에 대한 일반인들의 의식변화는 꽤나 고무적인 일입니다. 그리고 블로그 역시 마찬가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도 아주 미약하나마 미디어적인 측면에서 블로그를 활용하고자 노력합니다.

오랜 기간은 아니지만 그동안 블로그를 통해 알게된 것은 다름 아닌 바로 저(我) 였습니다.

덧1)
이제 우화등선의 길만 남았습니다.

덧2)
가끔 저도 진지할 때가 있다는 것을 이 글을 통해서 어필하려고 하는데... 효과가 있을라나 모르겠슴다. 사실 이글을 쓰게 된 것은 예전에 읽은 '일기를 통한 명상'의 내용이 기억에 떠올라 써 본 글입니다. 혹시 관심있는 분이 계시다면 헌책방에서 검색을...절판되었더군요;;;;

  1.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백전불퇴, 백전불패 등의 유사품에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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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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