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을 찾기가 힘든 세상입니다. 그리고 대다수의 사람들이 악플이 어쩌니, 실명제가 어쩌니 등의 소리를 하도 많이 들어놔서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는 지경입니다. 문제는 이런 이야기들에 계속 노출되다보니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이 '그래, 인터넷 실명제가 되면 또 어떠냐? 지가 꿀릴 것이 없다면 겁날 게 없는 거 아니냐!'라는 것입니다. 뭔가 기시감이 많이 느껴지지 않는가요? 맞습니다. 예전 국가보안법 철폐논란의 그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국보법 있으나 없으나 불편한 점 못느끼겠더라. 있으면 어떠냐?'...

인간은 본질적으로 호모미디어스(Homo-medius[각주:1])로 태어났습니다. 정보전달자적 인간이며 정보와 정보 사이에 존재하는 인간입니다. 현대는 정보 권력의 시대입니다. 보다 많은 정보를 가진 자가 세상을 지배하게 됩니다. 그저 정보의 유통자격인 구글이 그렇게 성공한 것도 무관하지는 않아보입니다. 또한 정보라는 것은 상대방을 아는 것이기도 합니다. 상대방에 대한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으면 그를 통제하기도 쉽습니다. 그만큼 노출되어버린 개인 정보는 자신에게 불이익으로 다가옵니다. 대도시, 투표, 인터넷 이 세가지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익명성'입니다. 정보 전달자와 생산자로서 가장 그 역할에 충실할 수 있을 때는 바로 자신의 익명성이 보장될 때입니다. 그것은 강제되지 않은 자유를 느끼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현 실명제 찬성론자의 주장을 보면 크게
1. 명예 훼손 방지 및 악플 등의 사이버 폭력이 줄어든다.
2. 지적재산권 보호가 쉽다.
로 나뉠 수 있습니다. 네..별 것 없습니다. 단지 명예훼손이니 저작권이니 그것 때문입니다.  사실 대한민국이 워낙 악플로 인해 난리가 끊이지 않은 나라라서 고개를 끄덕일 분도 계실겁니다만 해외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실명제로 운영되고 있는 웹사이트도 사이버 폭력의 수준은 익명으로 운영되는 곳과 비슷합니다. 2번은 이야기 할 것도 없구요. 하지만 실명제에 대한 끊이지 않는 논란에서 몇 가지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1. 이미 인터넷은 실명으로 운영되는 공간이다.
포털은 이미 주민등록번호를 집어넣어야 회원가입이 이루어집니다. 그저 12자리의 번호(ip번호)만 있어도 그 사람의 위치를 추적해 낼 수 있습니다. 이미 우리의 정체는 낱낱이 발가벗겨져 있는 상태입니다. 악플로 인한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면 경찰은 알아서 추적해줍니다.

2. 본질적인 문제는 실명제의 제도화와 그 이후의 규제다.
결국 실명제를 추진하는 단체가 정부기관이 되었을 때의 파장입니다. 그냥 웹사이트 한 곳이 실명제로 운영되는 것과는 본질 자체가 다릅니다. 어딜가나 내가 쓴 글, 내가 다닌 곳의 로그기록이 남을 것이고 이것은 조지 오웰이 '니네 이래될지 모른다' 라고 쓴 빅브라더의 세상과 다름 아닐 것입니다.

그렇지않아도 '미'모씨가 경제 이야기 몇 자 적었다고 구속된 사건을 봐도 우리가 믿고 있던 익명성이라는 망토가 얼마나 얇았는지 절감하게 됩니다. 우리는 이미 통제된 사회를 살고 있습니다. 단지 그렇지않은양 자유롭게 살고 있다고 착각하고 살고 있는 것이죠. 갑자기 卒 슬퍼집니다만.. 그래도 전 익명성을 유지를 해야한다고 봅니다. WWW(world wide web) 개발에 참여했던 로버트 칼리우 박사는 사이언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인터넷은 대단한 혁명을 일으켰다. 비단 정보에서뿐만 아니라 모든 생활 양식과 사고를 바꾸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을 통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서 할 수 있는 것 ->익명성의 보장에 대한 착각을 줌으로 '그나마' 자유로운 사고와 의사개진이 가능하다?
인터넷을 통해 할 수 없는 것 ->shit같은 현실과는 다른 '하하호호 따뜻하고 아름다운 가상공간' 만들기?
(웃자고 쓴 글입니다.)

better tomorrow 를

언론의 자유는 익명성과 많은 연관이 있습니다. 그리고 민주주의 역시 익명성과 연관이 있습니다. 사회가 만들어낸 거대 도시는 익명성의 차가움을 느끼게 해주지만 우리가 믿는 민주주의라는 시스템은 익명성을 빌어 우리에게 자유로운 판단의 기회를 줬습니다. 에덴 동산에서 그만큼 따먹지 말라고~말라고 한 선악과를 냉큼 쳐따먹은 두 인간은, 결과야 어찌되었건 신이 인간에게 준 '자유의지'를 발휘한 것입니다. 신과 민주주의가 보장하고 있는 '자유 의지'를 딸랑 5년 짜리 정권이 빼았으려고 한다는 시도조차 전 용서하기가 싫습니다.

실명제가 자유의지를 앗아간다는 제 생각이 틀렸다고 하시는 분은 일단 민증부터 까고 시작합시다. 오케?

덧1)
아시다시피 전 원래 가벼운 글쓰기를 즐기는 날라리입니다. 그리고 이 글 역시 절대 진지한 논의를 하고자 쓴 글이 아닙니다. 단지 제 개인의 생각과 느낌을 표현한 글입니다. 그래서 논리적으로 말도 안되는 구석 많으니깐 이해해주시고 부족한 부분을 메꿔주시길 바랍니다. 그런 내용의 글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덧2)
최근 제 글은 영~ 주제를 넘는 글들이 많아서 허접데기 글이라도 구독해주시는 독자분들께 항상 죄송한 마음뿐입니다. 그래도 곧 정신 차릴테니깐 구독 끊지 말아주셈...?응??

덧3)
가끔 이렇게 최근 논란과는 별 상관없는 글을 싣는 것도 나만의 '자유의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 글에서 그 떡밥을 무는 것도 나만의 '자유의지'

  1. Medius는 between을 의미하는 라틴어입니다. 당삼 medium의 어원이기도 하죠. 우리가 사용하는 Media는 medium의 복수형태임다. Mass Media는 말 그대로 칼을 든 미디어...쿨럭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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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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